캔버스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영혼의 울림

바실리 칸딘스키 ‘노랑-빨강-파랑(Yellow-Red-Blue)’

by Quantum 김남효

붓은 영혼의 지휘봉이다. 붓을 들면, 내 안의 감정이다.

선들은 제 심장의 박동처럼 두근두근 움직인다. 저 검은색의 유려한 곡선은 마치 물이 졸졸졸 흐르듯 화면을 타고 흘러내리며, 형태들 사이를 스르륵 스르륵 연결한다. 반면, 저 빨간색의 날카로운 직선은 마치 쨍 하고 유리 깨지는 소리를 내듯 화면을 가로지르며 탁! 하고 긴장감을 심어준다. 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선과 둥글둥글 감싸는 곡선들이 만나, 시각적인 리듬이다. 화면은 윙윙 돌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기계이자, 들썩들썩 춤추는 무대이다.


색채는 영적인 진동을 담고 있다.

그것은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라, 눈으로 보는 진동이다.

붓에 묻힌 물감은 캔버스 위에서 스멀스멀 번져 나갑니다. 노란색은 환하다. 마치 뜨거운 태양이 왈칵! 하고 빛을 토해내듯, 따뜻함과 밝음을 확! 하고 펼쳐내고, 이는 에너지가 펄펄 끓어오르는 생명력이다.

저 멀리 깊은 파란색은 영혼의 고요함이다. 마치 깊은 우물처럼 흐르고 침묵이 내려앉는 느낌을 주려 한다. 노란색과 파란색은 서로에게 쿵! 꽝! 하고 충돌하며, 화면에 짜릿짜릿한 긴장감을 만든다.

중앙의 붉은색 무리는 열정의 불꽃이다. 모든 형태가 엉망진창이 되려다 다시 척척 제자리를 찾아가는 혼돈 속의 질서이다. 색채 하나하나가 고음이다! 저음이다! 외치며 내 안의 음악을 쾅쾅 터뜨린다.

바실리 칸딘스키 ‘노랑-빨강-파랑(Yellow-Red-Blue) ‘1925


그림 속 모든 요소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저 원은 그것은 양자 중첩의 상태이다. 밝음과 어두움, 안정과 불안정, 구심력과 원심력의 에너지를 동시에 품고 있는 가능성이다. 이 원과 저 삼각형, 그리고 모든 색채 점들은 서로 얽힘의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하나가 움직이면, 시공간을 넘어 다른 하나도 파르르 떨며 반응한다. 모든 형태와 색채가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 장 속에서 찰싹 붙어 상호작용하는 영적인 연결고리이다.


예술은 소리이다! 움직임이다.

캔버스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영혼의 울림.


바실리 칸딘스키의 관점에서 그림 읽어 가기


러시아 출신의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는 러시아, 독일 (뮌헨의 청기사파 활동 및 바우하우스 교수 역임), 그리고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초기 추상화인 《구성 VII (Composition VII)》와 기하학적 추상화인 《구성 VIII (Composition VIII)》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