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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있던 열정을 깨워주는 서울 속 작은 섬, 열정도

[쉬어가기] 청년장사꾼 신입사원이 소개하는 용산 열정도의 볼거리·먹을거리

서울 용산구 백범로87길, 이 작은 골목은 과거 서울 시내 인쇄공장단지로 꽤 활기를 띠던 곳이지만, 재개발이 무산되고 인쇄공장들이 파주 등 서울 외곽으로 빠져 나가면서 이 골목은 활기를 잃어갔다.


그런데, 2014년 말부터 황량해진 이 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서촌, 공덕, 이태원에서 청년 창업의 붐을 일으킨 청년장사꾼이 이 골목에 닭요리 전문점, 주꾸미 전문점, 감자튀김 전문점, 퓨전와인 레스토랑, 고깃집 등 개성을 살린 매장을 열어 새로운 상권을 형성한 것이다. 청년장사꾼의 당찬 도전에 합세해 카페, 여성 옷집, 고깃집, 복고풍 술집 등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패기 넘치는 청년들이 일궈낸 이 골목은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고층 건물에 둘러싸인 섬 같다’ 하여 열정 넘치는 섬, ‘열정도(島)’라 이름 지었다.          



[열정도의 볼거리] 열정도 야시장 ‘공장’


청년장사꾼은 2015년 3월부터 이 골목에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공장’이라는 야시장을 열고 있다.

장터를 통해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인적이 드문 동네를 활기차게 만들자는 의도였다. 공장이란 명칭 역시 과거 인쇄 공장이 있었다는 역사적 의미, 그리고 비어있는 곳(空 빌 공)에서 열리는 장터(場 마당 장)이라는 뜻을 담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야시장엔 전국에서 활동하는 푸드트럭과 (각종 액세서리, 음식,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모였고 사람들은 이 낯선 풍경에 반응했다. 공연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버스커들이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무대 공간도 마련했다. 열정도 야시장 공장은 수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서울시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5월로 10회를 맞이하는 공장은 매회 컵밥, 파스타, 스테이크, 아이스크림, 과일주스 등 다양한 음식들을 실은 푸드트럭과 수제 공예품, 의류, 액세서리, 초상화 등 직접 만든 물건들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참여한다. 버스킹과 디제잉 공연 역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열정도 야시장 공장 /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5시 ~ 10시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열정도의 먹을거리] 열정도의 식당들


<열정도 치킨사우나>

1. 치킨사우나     


열정도 초입에 들어서면 ‘치킨사우나’라는 재미난 상호명을 가진 음식점이 행인들을 맞이한다.

닭이 탕 속에 빠져있는 모습이 마치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모습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인데 점심에는 찜닭과 닭볶음탕 위주 식사 메뉴를 판매하고, 저녁에는 시그니쳐 메뉴인 ‘버터땡초치킨’과 후라이드 치킨, 닭똥집 튀김 등을 판매하는 치맥집으로 변신한다.

음식뿐만 아니라 청년장사꾼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 열정을 얻어가는 것도 이곳의 묘미다.

▶ 치킨사우나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55
11:30~14:00 (점심), 17:00~24:00 (일요일 휴무) / 찜닭, 닭볶음탕, 버터땡초치킨 등     


<열정도 CAFE/BAR IN STATION>

2. Cafe in station / Bar in station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로 바뀌는 트랜스포머 같은 곳이다. Cafe in Station Bar 라고 적힌 네온 간판은 낮에는 Cafe, 밤에는 Bar에 불이 번갈아 들어오며 낮과 밤의 변신을 알린다.

기존에 이동식 카페로 사용하던 트레일러를 그대로 카페 내부에 옮겨 놓았으며, 창고를 개조해 투박하지만 세련된 느낌으로 바꿔낸 내부가 인상적이다.

최고급 원두를 사용하지만 2,500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커피와 4,000원대의 독일, 프랑스 등 다양한 세계 티를 맛볼 수 있다.

▶ Cafe in station / Bar in station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90길 16 / 
09:00~22:00 (카페), 19:00~02:00 (바) / 로네펠트, 바하브랜드 등


<열정도 감자집>

3. 열정도 감자집


청년장사꾼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서촌의 ‘감자집(구 열정감자)’이 열정도에도 상륙했다. 감자집은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때 가볍게 들를 수 있는 스몰비어 전문점이다. 감자튀김, 고구마스틱, 치즈스틱, 치킨텐더 등 간단한 안주와 크림생맥주, 파이루스와 직접 개발한 수제맥주 등을 판매한다.

매장 내부 곳곳에 적혀있는 익살스런 문구들과 청년장사꾼 멤버들이 직접 주인공이 된 포스터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 열정도 감자집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53 
16:30 ~ 01:00 (일요일 휴무) / 감자튀김, 치즈스틱, 세계맥주 등


<열정도 철인 28호>

4. 철인 28


철인 28호는 ‘철인’이라는 이름과 양철 간판에서 투박함이 느껴지는 매장이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포근하고 아늑한 이 곳은 ‘철판요리와 와인’을 판매하는 곳이라 하여 ‘철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흥겹고 열정 넘치는 기존 청년장사꾼 매장과는 달리 1인 셰프가 홀로 서빙과 요리를 맡아 차분하고 분위기 있는 공간이다. 종종 셰프가 손님들과 직접 소통하는데 화려한 입담 덕에 인기가 높다.

철판에 뜨끈하게 구워내는 찹스테이크와 새우관자구이가 와인과 절묘한 궁합을 이룬다.

▶ 철인 28호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48-1 / 
17:00 ~ 24:00 (일요일 휴무) / 찹스테이크, 새우관자구이, 우리집 와인 등     


<열정도 alley 43>
<열정도 다방구>
<열정도 참숯집>

5. alley 43, 다방구참숯집


열정도 골목은 ‘골목 안의 골목’을 들여다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다.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이 좁은 골목 안에는 화려한 디자인의 여성 옷을 판매하는 ‘Alley 43’과 떡볶이와 오뎅탕 등 소주 안주를 판매하는 ‘다방구’, 가게 이름 그대로 참 숯에 소고기를 구워내는 복고풍으로 꾸며진 ‘참숯집’이 자리 잡고 있다.

열정도에 방문하면 각자의 매력으로 작은 골목까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위 매장들을 찾아보자.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 ALLEY 43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48-7 / 02-712-4335 / 09:00 ~ 22:00 / 여성 의류, 액세서리, 소품 등
▶ 다방구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48-3 / 010-4010-7707 / 17:00 ~ 24:00 / 골뱅이탕, 닭발, 떡볶이 등
▶ 참숯집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48-8 / 10:00 ~ 22:00 (일요일 휴무) / 소갈비살 


<열정도 한잔 차차>

6. 한잔차차


한잔 차차는 ‘와인을 통한 한식의 세계화’를 표방하는 당찬 와인 전문점이다. 한식의 대표적인 맛과 와인의 이국적인 맛을 부드럽게 접목시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데, 열정도에서도 한잔 차차를 만날 수 있다.

부드러운 와인 한 잔과 개성 넘치는 떡볶이, 순대, 김밥 등 ‘간편 한식’을 각각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만나 볼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맛좋고 분위기 좋은 와인바를 찾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한잔차차 / 서울 용산구 원효로 84길 21  / 02-711-3309
18:00 ~ 01:00 / 한잔와인, 깻잎 가득 차차 떡볶이, 차차 순대 등


<열정도 쭈꾸미>

7. 열정도 쭈꾸미


투박하게 손으로 쓴 간판을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넉살 좋은 청년들이 우렁찬 인사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복고 요소를 살린 소품과 인테리어로 한 번, 강렬한 맛의 주꾸미 요리로 두 번 손님을 사로잡는 곳이다.

강렬한 매운 맛의 주꾸미 볶음과 연탄 불향이 가득한 주꾸미 구이는 절로 소주 한 잔이 생각나게 한다.

젊은 청년들이 운영한다고 맛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 이래봬도 지상파 방송에 여러 번 소개된 유명한 주꾸미 맛집이다.

▶ 열정도 쭈꾸미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40 / 02-6080-6602 
17:30 ~ 24:00 (일요일 휴무) / 주꾸미볶음, 구이, 관자구이 등     


<열정도 커피더맨 화학공장>

8. 커피더맨 (Coffe the Man) 화학공장


화학공장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화합하고 배우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장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내부는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멋스럽게 연출되어있다.

카페 내부에는 통유리를 통해 대형 로스터기를 볼 수 있게 하여 커피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베트남상놈커피, 자몽의일탈, 카카오촉 등 재치 있는 이름을 가진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그니쳐 메뉴가 매력적이다.

▶ 커피더맨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30 / 070-8802-0577
10:00 ~ 22:00 (일요일 휴무) / 아메리카노, 라떼, 베트남상놈커피, 자몽의일탈 등     


<열정도 고깃집>

9. 열정도 고깃집


열정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고깃집은 투박하지만 매력적인 곳이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 등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숙성 고기를 이용하여 그 맛이 더 부드럽고 깊다. 최근에는 소고기 메뉴에도 도전하여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열정도 고깃집의 가장 큰 특징은 입담 넘치는 넉살 좋은 청년장사꾼들이 초벌부터 직접 먹기 좋은 크기로 고기를 잘라주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열정도에서 가장 신나는 매장이기에 유쾌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는 식당이다.

▶ 열정도 고깃집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87길 34 / 070-8256-6331 
17:30~24:00 (일요일 휴무) / 삼겹살, 목살, 항정살 등


<열정도에 위치한 청년장사꾼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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