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의 원리(없음의 원리)’
관찰자 입장에서는 상대성의 원리이고 작동 원리 기준으로는 없음의 원리다. 관찰자 입장에서는 무수하게 달리 보여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큼과 작음, 앞과 뒤, 좋음과 싫음 등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관찰자의 느낌이나 마음 상태 등 상대적 기준에 따라 그런 속성이 제각각 다르게 생긴다.
혼자 있거나 눈을 감으면 큰 키, 작은 키는 없다. 외계에 있다면 앞이 어느 쪽이고 뒤가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 동서남북이 없다. 어느 시점이나 어느 공간에 있는 관찰자에 따라서도 변하지 않아야 절대적 기준이다. 절대적 기준은 알 수 없으며,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통 사람이 알 수 없거나 실현되지 못하는 것을 없다고도 말한다.
큼과 작음, 앞과 뒤, 좋음과 싫음 등 인간이 절대적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어 ‘없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세상의 작동 원리로서 없음은 우리가 알 수 없으나 전혀 없음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준이 없으면 없는데 기준이 생기면 있다. 빛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그냥 빛을 보면 색깔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프리즘으로 빛을 분산시켜 보면 여러 색깔로 나타난다. 없어 보이나 무한한 색깔을 머금은 없음이다.
150km로 등속 운동하는 차의 뒷자리에 타고 눈을 감으면 정지해 있는 것처럼 느낀다. 반면 도로변에 서 있는 사람은 그 차가 아주 빨리 달린다고 느낀다. 관찰자에 따라 달리 느낀다.
수양 닫기 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간은 눈이 달려있고, 상대와 비교하여 내 키를 크거나 작다고 말하고, 남의 키를 내 키와 비교하여 크거나 작다고 말한다.
남 기준으로 나를 이해하는 비교 속성 때문에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고, 차별한다. 마음의 무게 중심이 내 밖에 있으므로 불안정하며, 자기가 중심이 되어 인생을 살지 못한다.
내 기준으로 남을 이해하는 자기중심 속성(이기적 속성) 때문에 남을 공감 못하고 상대 마음을 잡을 수 없다. A가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 A가 생각하기에는 당연하다. 그러나 B가 A를 볼 때 B는 이익이 안 생기므로 A를 이기적이라고 한다. 내가 남을 공감하지 못하면 작용 반작용의 원리에 따라 남도 공감하지 못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은 작동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즉 확정되어 있지 않고, 인과 관계에 따라 변한다. 상호 작용하며, 내가 보는 것과 남이 보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인간은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기 어렵다. 변화를 직감으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내 생각을 꽉 쥐고 놓지 않는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인과와 전체와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보지 못한다. 내가 벽을 때릴 때 벽이 나를 때리는 것을 못 느끼듯이 내 행동이 동시에 똑같은 크기의 힘이 작용하는 반작용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내 기준으로 남을 보며, 남을 기준으로 나를 본다.
위와 같은 인간의 한계로 수양하지 않고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없다.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모르거나 맞춰 살지 않는 경우 잘 되는 일이 없고 힘만 든다.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지혜가 있다고 한다. 지혜를 얻어 내 생각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에 맞춰 살면 물 흐름에 따라가는 배처럼 일이 잘 풀리고 힘이 들지 않는다.
나에게 죄지어 미운 사람이 어려운 분 도와줄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남에게 해 끼치고 아무 일 없듯 살고 있을 수 있음을 모른다(불확정의 원리). 노력했다는 내 생각대로 꼭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모른다. 나보다 더 노력했어도 환경이 맞지 않아 적게 얻은 사람도 많다(인연 관계의 원리). 성질부리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도 보기만 해도 짜증 나 나도 모르게 먼저 건들어서 상대가 짜증 냈는데도 나는 그가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왜 그가 성질을 부리는지 모른다(작용 반작용의 원리). 반찬을 빼앗아 먹는 장난에 화를 버럭 낸 친구를 뭔 그만한 일로 화내는지 배부른 나는 배고픈 친구의 심정을 알 턱이 없다(상대성의 원리).
세상은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에 따라 변하므로 내 생각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본다. 흐름을 따라갈 때 물살이 빨라 위험하므로 집중하고 앞을 잘 바라보며, 흐름에 나를 놓아버리고 내맡긴다. 꽉 붙잡고 놓지 않으면 힘들고 중심 잃고 자빠져 떠내려갈 수 있다. 세상을 볼 때 안 보이는 인과와 전체와 연결성을 본다. 내가 이익을 얻고 존중을 받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 나를 내 기준으로 보고, 남을 남 기준으로 본다. 나를 내 기준으로 보면 불행은 없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하다. 남과 비교할 때 행과 불행이 생긴다. 남과 비교 경쟁하지 않고 양심에 맡기고 따르므로 자연스럽고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