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 낮춤: 존중

by 누룽지조아

유치원 선생님이 애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 꿇고 가르친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애들이 유치원 선생님께 무릎 끓고 배우는 경우 벌서는 모습처럼 보인다.


왜 상황에 따라 겸손한 자세는 다르게 보일까? 유치원 선생님은 유치원생보다 높은 입장이다. 높이를 낮춰야 키가 맞다. 유치원생은 유치원 선생님보다 낮은 입장이다. 유치원생은 자기를 높여야 키가 맞는다.


상황에 따라 낮춤과 높임 모두 중요하다. 인간은 평등하므로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나도 존중하고, 남도 존중한다.


자기를 남보다 높다고 생각하면 우월감이나 교만함에 빠진다.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를 그 자리에 있게 한 사람들을 존중하라는 의미다.


자기를 남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 열등감이 생긴다. 높임이 필요하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자기를 열등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소중한 존재로 존중한다. 작은 일이라도 성취하는 경험을 자기에게 선사해 주면 좋다.


오래가는 사람의 특성 중 낮춤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인정 받든 그렇지 않든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남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아야 시장 흐름을 통찰할 수 있다. 시장 흐름을 잘못 파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생각을 개입시키기 때문이다. 낮추는 자세를 가지고 자기 생각을 내려놓는다.


좋은 대학 나온 대기업 대표이사가 좋은 실적을 냈다. 나댈 일인가? 낮춰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좋은 대학 나오고 대기업 대표이사라고 나댈 일이 아니다. 세상에 감사할 일이다. 자기 힘만으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간 게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다. 혼자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연에 빚지고 있으며, 돈을 준 사람이나 힘을 모아 준 사람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부자나 권력자일수록 세상에 진 빚이 더 많다. 나에게 은혜를 베푼 세상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이 낮춤이다. 나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의지하는 만물에게 늘 감사한다.


좋은 실적을 냈다고 나댈 일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사지 못한 소비자가 있다는 말과 같다. 그 소비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대기업의 대표이사라고 나댈 일이 아니다. 대표이사는 주인이 아니고 대리인에 불과하다. 은퇴하면 그 직급이 대리권에 불과했다는 것을 절감한다. 원래 대표이사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구성원들이 합의하여 대표이사를 뽑는다. 대표이사는 구성원을 대리하는 대리자다. 대리자인 대표이사가 주인인 구성원에게 오만할 수 없다. 또한, 대표이사가 성과를 냈다면 잘한 일이지만 떠들썩하게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다. 대표이사는 구성원의 대리인으로서 열심히 일할 의무가 있다.


그 대표이사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인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어떤 한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내긴 했다. 그러나 그런 사실로 인해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우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각기 다른 능력을 타고나며,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다.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상대방에게 겸손할 수밖에 없다. 잘났다고 우쭐댈 수 없다.


사람들은 남을 존중하는 겸손한 사람을 좋아한다. 겸손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겸손한 사람을 좋아하고 신뢰한다. 남을 존중하는 겸손한 사람은 남의 장점을 발견하고 남이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자기도 존중받고 주변의 도움으로 저절로 높아진다.


힘이 센 경우 지나친 자신감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남을 무시하기 쉽다. 무시당한 상대는 해코지하거나 견제한다. 낮춤은 뭐 하나 나올 것 없는 약자에게 베풀 때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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