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수양 1: 현재의 나에 집중(외물 판단 중지)

제3장 수양에 대하여

by 누룽지조아

수양 1에서 외부 대상의 감각자극을 제어하고 현재의 나에 집중, 수양 2에서 분별하는 생각과 감정 제어, 수양 3에서 깨달음의 빛을 감추고 세상을 수용과 포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о 현재 존재에 귀 기울이는 단계(塞其兌閉其門): 외부 사물 판단 중지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앞 차가 급정거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 세상이 슬로모션으로 변했다. 머리는 멍했고 온통 내 차의 속도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차가 밀리는 순간순간이 느껴졌다. 차와 부딪혔다.


잡생각을 버리고 단순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에 집중한다.’ 나에 집중하지 않고 외부 사물을 통제하려고 한다. 외부 사물은 집중한다고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있는 나에 집중한다. 또한 외부 사물에 집중할 경우 기대가 생기고 기대에 집착한다.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분노한다. 외부 사물에 대한 기대가 나를 가린다. 외부 사물은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되므로 나를 가리는 감각기관을 제어한다.


‘현재에 산다.’ 차 사고의 순간 현재에 집중했던 것 같다. ‘타이어가 닳아 더 미끄러졌다. 너무 과속하여 앞 차와 부딪쳤다. 차 사고 난 후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등의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인간은 머릿속으로 온갖 잡생각을 하기에 현재에 집중하여 살기 어렵다. 잡생각 속에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끼어든다.


몇 가지 현재에 사는 사고방식 사례를 든다. 사례 1. 그가 나에게 “너, 바보야?”라고 말했다. 객관화시킨다. ‘그는 나에게 바보라고 말했다.'라고 생각한다. 화가 안 난다. 이런저런 추측하고 생각해 보아야 별 가치는 없다. 생각은 그 사람의 자유다.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고, 알아도 꼭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알 필요 없는 이유를 알고 싶으면 상상하지 않고 그냥 그에게 물어본다. 사례 2. ‘오늘 슬펐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슬픔을 객관화시킨다. ‘오늘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생각한다. 슬픈 생각은 왔다가 간다. 과거 슬픈 후회나 슬프기에 미래에 일하기 싫다는 생각과 연관시키지 않는다.


외부 사물에 대한 판단을 중지하는 이유는 판단해 봐야 판단이 나를 속이고 너무 많은 생각에 괴롭기 때문이다. 머리로 감각자극을 해석할 때 자의식 등이 개입되어 재창조하여 저장하고, 감각기관의 속성 및 한계로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할 수 없다.


‘나’라는 인식 주체를 거쳐 대상의 외부자극을 인식하고 판단한다. 객관적 대상을 인식하는 게 아니다. 자의식, 고정관념, 비교 습성 등이 개입되어 재창조된 주관적 대상이다. 자의식 등은 나와 딱 들러붙어 있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보아서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나 사실 아는 것이 보인다. 싫어하는 대상이 있어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하나 사실 싫은 마음이 있어 싫은 감정을 느낀다. 대상의 감각자극을 자의식이 왜곡시켜 오리로, 토끼로 판단하기도 하는 오리-토끼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


감각 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각기관의 속성과 한계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할 수 없다. 비교하기에 같은 길이도 다르게 보이고, 설탕을 맹물에 넣을 때와 소금물에 넣을 때 맛 차이가 난다. 또한 인간은 감각기관으로 너무 작거나 너무 크면 보지 못하고, 온도, 강도, 밀도, 빛의 작용, X선, 적외선, 형체가 보이지 않는 환경∙ 관계∙ 빛∙ 힘 등 비존재 형태의 존재, 차원이 다른 세상 등을 볼 수 없어 있는 그대로 판단했다고 할 수 없다.


경험하고 관찰한 결과를 내놓으면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고 기술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판단을 중지하는 사유와 동일하게 자의식의 개입, 감각기관의 속성 및 한계 등으로 있는 그대로 세상을 기술할 수 없다.


세상의 지혜를 찾고 나와 내 행복을 발견하려고 어디로 떠난다고 한다. 그런 것들은 그렇게 해서 찾아지는 성질이 아니다. 눈을 크게 떠도 안 보이고, 귀를 쫑긋 세워도 안 들리며, 손으로 만져도 만져지지 않는다. 또한, 감각을 갈고닦아 감각적 판단으로 내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시각, 후각, 미각, 청각과 촉각에서 오는 미적 쾌락은 맛보는 순간 다시 불만족스럽고 공허하여 더 큰 미적 쾌락을 찾는다. 자기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행복을 찾고 집착하기에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음에 좌절하고, 없어질까 봐 불안하다. 눈, 코, 입, 귀로 미적 쾌락에 집착하는 경우 눈, 코, 입, 귀는 먼다.


외부에서 오는 감각 자극을 판단하는 것을 중지하고 바라보며, 현재의 나에 집중한다.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안정되어 편안하며 흘러 맑고 비어 밝아진다. 즐겁고 길게 한 걸음씩 노력할 수 있다. 또한 앎, 싫음 등의 자기 생각, 고정관념, 비교 습성이 나댈 틈을 주지 않아 나, 남과 환경을 보는 마음의 눈이 열리고 남 보듯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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