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몰라도 회사 가는 게 싫지 않았다. 한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거기에 나오는 자연인은 하루에 수시간을 끼니 해결하는데 보냈다. 텃밭에서 채소나 나물 깨고, 산에서 도라지, 버섯 등 뽑아 끼니를 이었다. 회사 가는 것을 자연인의 삶에 비교하면 끼니 얻기 위해 텃밭이나 산에 가는 꼴이다. 회사에 안 가면 가족이 굶어야 하고, 회사 가면 심심하지 않아 가기 싫다는 생각조차 없어졌다. 걸어서 회사에 간다. 사람, 나무, 풀과 제주 오름 같은 아파트 보는 재미가 산에 가는 자연인 마냥 쏠쏠하다.
자연인 누룽지조아행복의 크기는 결과와 기대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공식에 대해 수년 동안 직접 체험을 통해 검증해 보니 사실인 것 같다.
행복지수(만족도)= 결과(A)÷결과에 대한 기대치(B)
결과(A)=f(노력, 외부환경(남 포함)
만족도는 결과가 좋을수록, 기대치가 낮을수록 높다. 만족도를 높이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요소는 분자의 노력, 환경의 일부는 남과의 관계, 분모에 해당하는 기대치이다.
결과는 나와 환경(남 포함)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성심껏 노력한다. 또한 남을 존중한다. 남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따뜻하게 대한다. 먼저 내 자만심을 낮추고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下心) 남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내가 좋고 남이 좋은 일을 선택하고, 남는 쪽이 부족한 쪽에 베푼다. 남만 좋으면 내가 견디지 못하고, 나만 좋으면 다 떠나 남는 사람이 없다. 환경은 단기간 내에 내가 변화시킬 수 없으며 환경 변화를 신속히 파악하고 순응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기대하는 게 없을수록 더 행복해진다. 스님들이 무소유를 주장하는 것이 기대감을 무한대로 낮추고 행복을 무한대로 높이는 과정이다. 기대하지 않고(나, 남, 성과와 보상에 대한 기대) 자기 생각을 내려놓는다. 고정된 내 생각이 없는 마음을 빈 마음(無心)이라고 한다. 빈 마음으로 세상을 보아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담을 수 있다. 눈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검게 보인다. 빈 마음으로 중생을 보면 중생의 마음이 되고, 곤충을 보면 곤충의 마음이 되어 곤충을 이해할 수 있다. 늘 변하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마음 수련(執心), 여러 감정의 일어남을 바라보는 마음 수련(觀心)을 통해서 빈 마음(無心)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노력하는 것과 성과, 보상을 연결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성과나 보상에 집착하지 않고 그냥 노력한다는 뜻이다. 성과는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환경에, 보상은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성과나 보상 평가자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성과나 보상에 좌우되지 않고 노력하며, 인연법칙에 따라 발생한 결과에 대해 늘 만족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기대하지 않고 사는 경우 인생에서 패자와 약자가 된다고 오해한다. 기대하지 않으므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없거나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성과나 보상과 관계없이 즐겁게, 한 걸음씩, 길게 노력하기 때문에 인생에서 승자와 강자가 될 확률이 더 높다.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비결은 ‘기대하지 않고,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며, 나도 남도 존중하고, 지금 여기에 감사하는 데’ 있다.
매일 마음 청소를 위해 만족스러운 삶에 대한 문구를 암송하고, 독소와 노폐물이 낀 몸 청소를 위해 걷는다. 나와 남이 관계를 맺는 공간을 빗자루로 쓸며, 빈 마음으로 애들 교육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