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관점 변화: 3인칭 시점

제4장 관계에 대하여

by 누룽지조아

부모는 애들에게 잔소리하고, 애들은 이래라저래라 하는 부모가 싫다. 부모가 애들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발생하는 마찰이다. 부모는 애들이 성장했는데도 마냥 어린애 취급한다.


부모의 관점을 1인칭 시점에서 3인칭 시점으로 변경한다. 남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등장하면 1인칭 시점, 자기가 등장하지 않으면 3인칭 시점이다. CCTV가 되어 보자. 내려다보지만 미주알고주알 간섭하지 않는다. 천지가 만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애는 엄마 배 속에서 나오는 순간 부모 소유물이 아니다. 물론 애가 미성년자인 경우 혼자 의사결정하기 어렵다. 애의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도와준다. 애의 발언권을 한 살 먹어갈 때마다 5%씩 인정해 준다. 10살 이상인 애의 의견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20살 이상인 자녀를 독립된 주체로 인정하고 어른과 동등하게 대한다. 반말하거나 명령조로 말하지 않는다. 애가 내부동인에 의해 동기 유발되고 방향성을 정하도록 바라보고 도와준다. 개 훈련을 시키 듯이 잘했다고 스티커 주거나 돈을 주는 것은 단기적으로 통할 수 있지만, 마음속에서 동기가 유발되지 않으므로 중장기적 효과는 없다.


부모가 애를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볼 때 애는 부모에 종속된 존재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애들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 선택하고 행동하며 책임지는 연습을 한다. 부모는 위에서 대상을 조망하므로 아이의 감정, 선호, 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비 오면 신난다고 물 웅덩이에 뛰어들고,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 1인칭 시점으로 애를 대하는 엄마는 자기와 다른 그 애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말한다. “너 누구를 닮아서 그 모양이니!’ ‘너 바보니? 이렇게 쉬운 영어 문제도 못 풀어.” 엄마가 애를 1인칭 시점에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바꾸어 보면 애가 달라진다. 장난기 많은 아이로 보이며,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할 수 있다. 또한,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보면 그 아이의 신나는 마음까지 느낄 수 있다. 부모도 덩달아 신난다.


3인칭 시점으로 보는 경우 애가 주인공이고 엄마가 조연이다. 엄마는 애의 기준으로 애를 바라보고 있어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엄마가 애를 1인칭 시점으로 볼 때 주인공은 엄마고 애는 조연이다. 엄마의 기준으로 애를 바라보고 있어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엄마는 애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기대에 못 미치는 애를 간섭하거나 강요하여 바꾸려고 한다. 애는 엄마의 바람대로 살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 현재의 자기 모습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주인공이 아닌 삶이 재미도 없고 엄마에게 반발심이 생긴다. 애는 엄마의 간섭이나 강요로 통제할 수 있는 족속이 아니며 스스로 느껴야 변화한다. 부모는 조언이나 환경 조성자의 역할에 머무른다.


엄마가 애를 1인칭 시점으로 보면 엄마의 기대가 담긴다. 엄마의 기대가 담긴 사랑은 독이 든 사과다. 애는 동의한 적 없으나 엄마의 기대를 잔뜩 머금은 삶을 살도록 강요받는다. 독 사과를 많이 먹은 애는 중심이 나를 벗어나 엄마에게 있고, 기대에 중심이 높아 무너지기 쉽다.


3인칭 전지자 시점으로 애를 바라보는 부모는 자기 기대에 집착하지 않고 애의 마음을 보며, 애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에 담는다. 또한 애가 자기의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고 놔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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