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서열 싸움: 방어

제4장 관계에 대하여

by 누룽지조아

약자가 강자와 싸울 때 ‘존중과 이해, 머리로 미수용, 말과 행동으로 무대응 원칙’으로 수비하고 연합, 여론전 및 신고 전략을 편다. 수비는 나에게 달려있지만, 공격은 상대에게 달려있다. 수비를 잘하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지만 공격을 잘하는 것은 상대가 빈 틈을 보여야 하므로 내가 통제할 수 없다. 내가 빈 틈을 보이지 않고 수비를 잘하면 상대는 승리할 수 없다. 수비를 잘하는 사람이 싸움의 승리자다.


약자는 수비 기술을 끝임 없이 연마한다. 상대가 공격할 때 수비 기술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도록 반복 훈련한다. 싸움이 힘들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저항하며, 중장기적으로 힘을 키워 강자로 우뚝 선다.


하단에서 설명하는 약자의 방어 기술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힘이 약하고 이길 승산을 장담할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불평등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독립투사 마냥 아무리 어렵고 긴 기간이 걸리더라도 당당히 수비한다.


‘존중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거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규칙을 지키고, 상대를 평등한 존재로 존중한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미워하면 나만 손해다. 여론이 악화되고 마음에 트라우마나 병으로 남는다. 냉정한 대응도 어렵다. 특히 상대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경우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싸움의 최고 경지인 설득과 타협으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


‘나를 안다.’ 내가 강자인지 약자인지, 내 힘이 상대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다. 나를 알아야 싸울지 여부와 어떻게 싸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첫 대응이 중요하다.’ 직원이나 친구들에게 공격이나 놀림을 당할 때 첫 대응에 따라 강자와 약자로 갈린다. 실실 웃는 등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놀림을 받아들이는 경우 서열이 확정된다.


‘포용한다.’ 강자고 힘 차이가 5배 이상 나면 포용한다. 어른과 유치원생이 싸우는 꼴이다. “그만해라. 더 하면 아저씨 화낸다.”라고 말하면 싸움은 끝난다.


‘먼저 준다.’ 대개 강자가 사용하는 전략이다. 싸워서 이길 수도 있는데 싸움 나면 비용이 들고 고생하므로 싸울 때보다 적은 비용으로 아예 약자의 마음을 사는 전략이다. 약자는 신세 졌다는 생각이 들어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자도 먼저 주는 전략을 쓸 수 있다. 다만, 다음에 유념해야 한다. 먼저 주면 강자는 조공처럼 감동은커녕 당연히 그래야 하고, 너무 적게 줬다고 서운하게 생각할 수 있다. 정기적인 상납이 되지 않게 강자가 고마운 행동을 했을 때 자기 형편에 맞는 선물을 준다.


‘수비한다.’ 약자는 술 취한 어른과 싸우는 학생이나 으쓱한 골목길에서 돈 뺏기는 사람의 입장과 유사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언행을 하거나, 먼저 건드는 행위는 금물이다. 공격하다가 박살 날 수 있다. 수비 원칙은 ‘존중과 이해, 머리로 미수용, 말과 행동으로 무대응’이다. 강자가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 약자는 폭력을 방어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 수비적 폭력(정당방위)을 사용한다. 정당방위의 범위를 넘어선 공격행위, 흉기 사용, 가해자에게 몇 배에 달하는 보복 등은 과잉 방위로 형법상 범죄다. 공격한 후 다시 만날 일이 없고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경우 게릴라전처럼 급소를 찌르고 잽싸게 도망가거나 숨는다.


연합하여 대응한다.’ 약자는 가해자인 강자가 무서워하는 주변의 힘을 이용한다. 불법적인 공격을 받은 경우 부모님께 먼저 사실을 말씀드리고, 적극적으로 학교, 친구 등에게 사실을 알린다. 도움 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에 빠지지 않도록 부모, 학교 등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처럼 느끼고 도와준다. 약자는 이들과 연합한다. 후환이 두려워 가만히 있으면 더 당한다.


독립투사는 약자일지라도 조국이 독립해야 한다고 사방에 알리고, 외부 세력이나 타국과 연합한다. 약자가 연합하는 경우 강자가 되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강자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포용, 설득과 타협, 먼저 주는 전략, 맞대응 등 어떤 것을 쓸지 고려한다.


‘심리전이나 여론전을 편다.’ 약자는 끈기와 강한 정신력으로 대항한다. 강자에게 만만하지 않고 피곤한 상대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강자의 만행이 심한 경우 그 사실을 주변에 솔직하게 말해 다른 사람이 피해보지 않도록 한다. 3자를 대상으로 가해자인 강자가 너무 한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여론을 형성한다. 3자가 강자를 말리거나 최소 강자에게 동조하지 않고 멀리하도록 함으로써 강자를 고립시키고 강자의 힘을 불리지 못하게 견제하는 전략이다.


'신고한다.' 강자가 폭력, 성폭력, 강탈, 사기를 치는 경우 학교, 117 센터,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중 원하는 곳에 신고한다. 전담기구에서 조사한 후 학생확인서를 받고 해결절차에 들어간다. 여러 가지 요건에 맞고 피해학생 측의 동의가 있으면 학교장의 권한으로 자체 종결된다.


교육지원청의 학폭위 회부가 불가피한 경우 그렇게 한다. 해결절차 시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자기 권리를 지키며, 평등한 관계 유지라는 목적을 잊지 않는다. 사과,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처분 등을 가해자에게 조치할 수 있다.


‘피하거나 도망친다.’ 위의 여러 수비전술로 대응하고 조치 결과에도 위기를 모면하기 어렵거나 수비할 수 없는 경우 자기 정신 건강을 생각해 당당히 일보 후퇴하여 다른 학교나 회사를 찾는다. 어디로 가기 싫거나 그럴 수 없을 때 앞에서 기술한 전략을 다시 써서 수비한다.



약자는 규칙을 지키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진다. 규칙을 어기거나 사람을 무시하면 여론이 악화되고, 같이 나쁜 놈 되어 잘잘못 가리기도 어렵다. 또한 미움이 나를 갉아먹는다. 괴롭히는 강자에게 같이 있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같이 있어야 하는 경우 강자의 공격을 머리로 수용하지 않고 말과 행동으로는 무대응으로 수비한다. 폭력을 휘두를 경우 방어적 폭력으로 맞선다. 적극적으로 부모, 친구, 학교 등에게 사실을 알리고 연합하며, 강자의 편에 속하지 않은 사람에게 심리전이나 여론전을 편다.


학교, 회사, 경찰에 신고하여 합당한 조치를 취한다. 약자가 가해자를 법 등에 호소해도 수비할 수 없거나 너무 느려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내 심리 건강을 위해 당당히 일보 후퇴한다. 일보 후퇴할 수 없을 때 위에서 기술한 전략을 다시 써서 수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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