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고집: 견고한 집착 1

제4장 관계에 대하여

by 누룽지조아

아빠가 아이에게 장난감을 1개만 선택하라고 했는데 아이는 2개를 골랐다. 아빠는 하나도 사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애는 울기 시작했고, 아예 가게에 드러누워 구르면서 울었다. 아빠는 매정하게 “안 돼.”, 무심한 척 “아빠 간다.”라고 말하고 10m쯤 떨어진 기둥 뒤에 숨어 아이가 하는 짓을 쳐다보았다. 아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고, 울어 봐야 실익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울음을 뚝 그쳤다. 요 녀석! 아빠가 어릴 적 고집을 많이 부려 고집 전문가임을 상상도 못 했을 거다.


고집부리는 경우 정말 힘들다. 이리 해도 안 되고 저리 해도 안 된다. 달랠 길이 없다. 고집부리면 과거 지식이나 경험에 집착하여 해석하므로 변해 버린 환경을 있는 그대로 못 보고, 상황의 변화도 따라가지 못한다. 고집부리는 심리에 대해 살펴본다.


고집의 1단계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안 하기 위해, 아픈 약점 찔리면 대응하기 위해 고집을 부린다. 고집부리는 것은 서툰 감정 표현이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의사 표시다. 싫어하는 것을 안 하기 위해 고집을 피우는 사례로 애가 유치원을 가기 싫어서 울고 불고 하는 경우다. 유치원에 자기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거나 선생님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유치원이 싫어져 그럴 수 있다. 아픈 약점 찔려 고집부리는 사례로 어릴 적 부모에게 못한다고 잔소리 들었는데 다른 사람이 비슷한 말을 하는 경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있다.


고집의 2단계로 접어들면 지기 싫어 계속 고집을 부린다. 별 이유는 없다. 고집을 꺾으면 힘센 사람의 설득에 당해 자기가 졌다고 생각하여 끝까지 버틴다. 상대의 말이 맞든 그르든 관계가 없다. 관심을 받으면 더 크게 고집부린다.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의사소통에 미숙하다.’ 고집쟁이는 말로 상대와 의사소통하고 설득하며 타협한 경험이 없고, 익숙하지 않다. 고집을 자기 의사표현 수단으로 생각한다. 애들은 점점 부모에게서 벗어나 독립된 자아를 찾고 나와 남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진다. 자기 것을 뺏기거나 남에게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므로 남의 입장이나 남과의 관계에는 관심이 적다. 상대의 말을 지시하거나 강요로 받아들여 예민하게 반항하며, 자기 생각을 남과 타협하지 않고 고집한다.


‘상황 판단이 미숙하다.’ 고집쟁이는 실리를 고려하지 않는다. 타협하면 50을 얻는데 감정에 휩싸여 고집부리다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고집부릴 때 다음과 같이 대응한다.

‘존중하고 이해해 준다.’ 고집쟁이가 생난리를 쳐 불만이지만 지금 이 모습 그대로를 나만큼 소중한 존재로 여긴다. 그런 성격에 그럴 수 있음을, 시간이 흘러 그러지 않을 수 있음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고집이 의사 표현 수단이거나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여 열등감의 표현일 수 있음을 감안하여 따뜻하게 대화한다.


‘도와준다.’ 고집쟁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집중하여 듣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흔쾌히 도와준다. 숙제를 싫어한다고 하자. 먼저 숙제하기 싫어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왜 싫은지 물어본다. 어려워서 그럴 수 있다. 그때는 부모가 도와준다. 같이 읽고 문제를 풀며, 필요한 사전 지식 자료를 찾아서 설명해 준다. 말로 하라고 다그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허용과 불허를 말해주고 일관성 있게 지킨다.’ 안 되는 것은 고집부려도 안 된다. 고집부리는 사람은 보통 인정 사정없는 사람, 덤벼야 승산 없는 사람에게는 안 덤빈다.


‘불허하는 것을 최소화한다.’ 불허하는 것을 너무 많이 정하면 따르기 어렵고, 다 따르는 애는 착한 애가 아니라 노예다. 독립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없다. 또한 많은 것을 못하게 할 때 사사건건 간섭한다고 생각해 반항한다.


남에게 해 끼치는 주먹 폭력, 말 폭력, 성폭력, 도적질, 주사, 사기, 거짓말 등을 불허한다. 이런 일로 고집부리면 울든 말든 무시한다.


정리하기, 청소하기, 세탁기에 빨래 넣기, 밥 먹기, 숙제하기, 핸드폰 조금 보기, 게임 안 하기, 텔레비전 안 보기 등은 안 지켜도 남에게 크게 해 끼치는 행동은 아니다. 부모들은 애들의 이런 행동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먼저 잘 모르면 뭔 내용이고 어떤 감정인지 알고 싶다고 솔직하게 묻는다. 부딪치더라도 따뜻하게 할 말은 한다. "네가 정리 안 하거나 빨래를 던져 놓고 다니면 네가 좋아하는 엄마나 아빠가 힘들어. 핸드폰 등은 너무 오래 보면 눈 건강에 안 좋고 뇌신경세포의 후두엽만 발달하고 집중을 못하며 쓰지 않는 쪽은 가지치기된데. 하루 사용량 통제하고 50분 하고 잠깐 쉬어. 안구건조증 안 걸리게 자주 깜박이면 좋겠어."라고 부드럽게 말한다. 그 말을 당장 안 들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거나 어떤 계기가 있으면 서서히 변한다.


지나쳐 자기에게 해로운 경우 애가 인정하는 수준에서 벌칙을 담은 서약서에 서명하고 지키도록 한다. 지나치지 않은 경우 야단치지 않고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11. 서열 싸움: 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