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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Nov 22. 2023

5. 폭력과 비폭력 저항

제7장 공동체에 대하여

폭력과 비폭력에 대해 벌이는 논쟁은 다음과 같다. ① 정의를 위해서라면 선제공격 행위는 정당한가? ② 비폭력은 절대적 가치비폭력 저항은 효과적인가? ③ 폭력에 항하는 대항폭력은 정당한가?


그나마 따지기 쉬운 침략의 사례에서 선제공격을 하고 내세우는 대의명분과 식민지 통제 수법을 유심히 살펴본다. 교만한 대국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명분을 내세워 약소국을 선제 공격한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강대국은 늘 그랬었다. 대국은 자국의 자원과 소비만으로 성장할 수 없는 경우 다른 나라를 잡아먹었다. 자원부국인 소국에서 자원을 탈취했다. 과잉 생산하여 남는 물건을 식민지에 팔아 소비 부족의 문제를 해결했다.


침략자가 의도를 숨기기 위해 포장해서 말하므로 반대로 알아들으면 사실과 거의 일치한다. 식민지가 이익을 보았다는 주장은 침략자가 돈 써가며 침략하고 손해를 보았다는 말이므로 맞을 리가 없다. 식민지는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수혜를 보았으므로 식민 통치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속이 뻔히 보이는 술책이자 피해자인 식민지국의 반발을 막으려는 거짓말이다.


침략자는 ‘전쟁을 일으켜서 잘못했다.’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침략당한 나라의 자유, 정의와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국제기구나 다른 나라를 전쟁에 끌어들였다. 침략 의도를 감추고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하기 위한 속임수였다.


침략자는 독재자의 폭정에 시달리는 식민지 국민을 해방시키정의를 지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외세의 침략에 대한 저항 의지를 꺾고, 식민지 국민을 차별하기 위한 수작이었다. 자유를 부르짖거나 저항하는 식민지 국민을 테러범으로 몰아 감옥에 가두고 처형했다. 주요 요직과 경제적 이권을 차지하고 식민지 국민을 전쟁터의 총알받이, 노역자나 성 노예로 삼았다. 식민지 국민은 열등하고, 노예근성이 있으며, 당파적이라고 세뇌공작을 벌이고 역사를 조작하여 못난 식민지 국민을 차별 대우하는 것이 정당한 것처럼 꾸몄다.


침략자는 식민지 문화를 선진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자기 편하게 지배하고 빼앗기 위한 속셈이었다. 침략자 문화나 역사는 선진적이라고 띄웠다. 반면 식민지 문화는 후진적이고 식민지 역사를 조작하여 열등하다고 깎아내렸다. 후진 문화를 폐지하고 침략자의 법, 제도, 예술, 학문, 종교, 언어 등을 사용하도록 강제했다. 침략자 교육받고 익숙한 법 등으로 바뀌 자기 편안하게 지배하려는 수작이었다.


침략자는 식민지를 경제 발전시켰다고 주장한다. 식민지에서 부족한 자원을 뺏고 남는 물건을 팔아먹었다. 편하게 빼앗거나 팔기 위해 은행을 세워 돈을 저리로 침략자 기업이나 국민에게 빌려주고 그 돈으로 식민지 토지를 사고 기업을 세웠다. 많이 남고 이권을 챙길 수 있는 경제와 무역을 키워 독점하고 알맹이는 다 챙겼다. 자유 무역과 국제화를 강요하여 불평등조약을 맺고 수출과 수입을 독점했다. 관세를 철폐하여 침략자의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식민지 기업이 침략국의 수입물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경제구조를 만들어 자기 물건을 비싸고 많이 팔아먹을 수 있게 식민지 산업을 종속시켰다. 식민지국의 예산으로 철도나 도로를 놓아 쌀, 원자재 등을 약탈했다. 자기 돈 써가면서 식민지국 국민들이 열차나 차를 편하게 타고 다니라는 그런 일을 한 게 아니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때릴 권리는 없다. 대국은 대부분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약소국을 선제 공격했다.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침략자의 사익을 취하기 위해 약소국을 초토화시키는 선제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고, 약자는 폭력에 대항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익이 있지 않았냐고 주장하는 사람은 밥,  등을 챙겨주는 사람에게 자기를 팔아 노예가 되는 길이 있다.



약자가 폭력에 대항하는 수단에 대항폭력, 비폭력 저항과 무저항이라는 방법이 있다. 대항폭력을 사용하여 저항하는 사람은 폭력을 사용해 맞대응하지만 자기 방어 범위 내에서 수비적 폭력만을 사용한다. 비폭력 저항주의자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저항하며, 무저항주의자는 저항하지 않고 굴복한다.


비폭력 저항주의자는 정의와 진리를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한다. 적대자에게 사랑과 용서를 베풀어 적대자가 회심하기를 기대한다. 감옥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불의를 알리는 기회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기독교 평화사상,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저항주의, 함석헌의 평화사상,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운동 등이 비폭력 저항에 해당한다.


비폭력 저항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비폭력은 그 자체가 절대적 도덕규범이다.' 비폭력은 평화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비폭력 그 자체가 절대적 도덕규범이며 그 목적은 폭력을 없애는 것이다.


'비폭력 저항이 폭력의 반복을 끊을 수 있다.' 적에게 복수할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내 마음속에 증오가 쌓인다. 복수했다고 그 증오가 없어지지 않으며 스트레스로 병난다. 폭력과 폭력에 대한 복수로 계속 싸우며, 폭력이 난무한다. 폭력으로 이기더라도 다시 복수하므로 폭력 복수로 뒤범벅된다.


'비폭력 저항은 랍게도 힘이 세다.' 다 큰 애나 배우자가 잘못해 폭력을 사용했다고 하자. 크게 반발하여 엇나갈 확률이 높다. 얻어터져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고칠 확률은 적다. 아마 그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사는 내내 잊지 않고 따질 것이다.


누구에게 비폭력으로 저항하는지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침략자에게 비폭력으로 저항한다고 침략자는 봐주지 않는다. 아예 저항의지를 꺾으려고 하거나 교묘한 수법으로 탄압한다.


국내 정치 문제일 경우 비폭력 저항이 효과적이라는 놀라운 분석 결과가 있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덴버 대학 정치학 교수인 에리카 체노워스와 미 국무부 출신인 마리아 스테판이 공동저자인 『시민 저항 운동이 통하는 이유』라는 책에서 2000년대에는 비폭력 사회 운동의 성공률은 70%, 폭력을 사용한 사회 운동의 성공 확률은 1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폭력 저항이 힘이 센 이유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부담이 적어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생명력이 길어 오래간다. 폭력을 사용할 때보다 내전이나 사회 분열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 국민의 3.5%가 참여하면 비폭력 저항이 성공한다고 한다. 3.5% 법칙이다. 또한, 비폭력 저항은 시위, 불매 운동, 시민 불복종 등 다양한 저항과 결합해 진행되므로 효과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


기독교에서 비폭력주의와 평화주의를 주장한다. 마태복음서 제5장에 보복하지 말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다.

[앙갚음하지 마라.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 대고 또 재판에 걸어 속옷을 가지려고 하거든 겉옷까지도 내주어라. 누가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거든 십 리를 같이 가 주어라. 달라는 사람에게 주고 꾸려는 사람의 청을 물리치지 마라.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만 너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아들이 될 것이다. 아버지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신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세리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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