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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Nov 21. 2023

4. 독재: 공포정치

제7장 공동체에 대하여

국가의 정치는 공기와 같다. 독재정치의 피해 다양성, 자유 등을 억압당하는 쓴 맛을 보아야 민주정치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소중한 사람이 죽어야 그 소중함을 알고, 인정사정없이 한 대 세게 맞아봐야 폭력의 무서움을 안다.


정당한 정치권력은 공정한 선거로 권력을 획득하고, 법과 국민의 지지를 근거로 권력을 행사한다. 국민이 정당하다고 동의한 정치권력은 권위가 생긴다.


상위 정치권력일수록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그 권력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위협이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독재 국가나 전제주의 국가는 국민들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복종하기를 요구한다. 국민들의 자유를 뺏는다. 결국 국민들은 자유를 쟁취하고자 저항하고 반란을 일으킨다.


독재정치의 대표적인 유형이 공포정치다. 프랑스 로베스피에르 집권기에 적극적으로 단두대 처형을 집행하여 단두대가  공포정치의 상징물처럼 떠오른다.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를 살펴보고 독재자가 어떤 수법을 사용하는지 알아본다. 이 땅에 상호 이익과 상호 인권 존중을 해치는 독재가 발 불일 틈을 주지 않는다.


독재자는 과감한 개혁 정책을 펴 그 당시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로베스피에르를 비롯한 자코뱅당이 공포정치를 했다(1793.9.~1794.7.).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기후 변화로 흉년이 들어 수확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폭등하여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로베스피에르는 혁명정책을 실시하여 민중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혁명정책으로 봉건제 폐지, 농민 세금 경감, 생필품 등의 최고가격제 실시, 배급제 강화, 국유재산 분할 및 매각 등이 다. 최고가격제를 실시하여 치솟는 생필품 가격이 더 못 올라가게 잡았으며, 최고가격에 걸려 시가대로 팔 수 없는 물건은 상인이 내놓지 않아 공급이 부족했고 배급제 시행으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왕족, 성직자와 귀족들에게 몰수하여 덤으로 생긴 토지 등의 재산을 팔아 재정에 보탰다.


‘독재자는 성실하고, 특정 단체 등의 이해관계와 관련 있을 수 있다.’ 로베스피에르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잔인한 권력자, 냉혈한, 독재자라고 부르지만 다른 편에서는 민중 편의 개혁자, 혁명가, 청렴한 정치인이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에 우수한 학생이었고, 기도로 아침 일과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독실한 신자였다.


‘독재자는 국가가 힘든 시기에 등장한다.’ 로베스피에르가 공포정치를 한 시기에 프랑스는 위태로웠다. 공포정치는 일반적으로 위기가 닥쳤을 때 힘을 얻고, 평화시기에 힘을 잃는다. 루이 16세가 권력을 잃은 공백을 지롱드당, 자코뱅당과 평원당 등으로 구성된 국민공회가 차지하고 공화정을 선포했다(1792.9.22.). 그 후 루이 16세는 파리의 광장에서 이적 혐의로 단두대에 처형되었다(1793.1.21.).


혁명 정부는 해결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대내에 흉년으로 식량난, 재정적자 심화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과 왕당파 등이 주도하는 반란을 진압해야 했다. 대외에 대프랑스 동맹과 전쟁에서 싸워서 이겨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명 정부는 힘이 필요했다.


'독재자는 내부나 외부의 적과 싸우기 위해 민족주의를 이용한다.’ 루이 16세 처형과 가톨릭 교회 탄압에 왕당파와 가톨릭 교회 세력은 분노했다. 왕당파 등 지원했으며, 세금 증가, 혁명 과실 분배 등에 불만을 품은 수공업자, 농민 등이 프랑스 서부에서 방데 반란을 일으켰다(1793.3.). 프랑스 대혁명으로 왕정에 위기감을 느낀 영국, 오스트리아  제1차 대프랑스 동맹(영국,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결성하였다. 로베스피에르는 국민공회 회의장에서 프랑스 국민으로서 혁명을 지키고 외세에 저항하라 등 타민족에 공격적인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냈다.


‘독재자는 행정권을 강화하고, 사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다.’ 로베스피에르는 공화국의 적인 혁명 반대 세력을 심판하고 처벌하기 위해 혁명재판소를 설치했다(1793.3.). 공안위원회를 만들고(1793.4.) 공안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1793.7.). 공안위원회와 혁명재판소를 통해 체포, 재판 회부, 판결, 사형 등의 권한을 행정부에 집중시켰다. 또한 수공업자, 장인, 소상인, 근로자 등의 지지를 얻어 국민공회 의장으로 추대되었다. 국민공회에서 중립인 지롱드파를 빵 가격 등을 조작하는 투기꾼과 결탁했다는 구실로 추방하고 권력을 장악했다(1793.6.2.). 로베스피에르는 공안위원회 위원장, 국민공회 의장, 자코뱅당 당수, 집정관을 맡아 사법, 의회와 행정을 장악했다.


‘독재자는 반대파를 숙청하고 지지자 또는 친인척을 주요 요직에 배치한다.’ 혁명 정부는 징집하기 위해 국가총동원을 선포했고(1793.8.), 제1차 대프랑스 동맹에 반격을 가하여 승리했다. 반혁명 용의자에 대한 법령을 제정했고(1793.9.), 공안위원회, 보안위원회 및 혁명재판소를 통해 공포 정치를 했다. 지롱드당의 지도자들을 반혁명 혐의로 기소하여 사형 선고를 내린 후 처형했다(1793.10.).


그 후 자코뱅당은 강경파와 온건파로 쪼개졌다. 강경파(에베르 등)는 지롱드 파, 왕당파, 가톨릭 성직자 등을 강경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 부르주아, 수공업자, 농민은 자기도 처벌될지 몰라 두려워했다. 반면 관용파(당통 등)는 반대 세력을 무차별적으로 처형하는 것에 반대했다. 파벌 간의 갈등이 내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로베스피에르는 강경파가 주장하는 반대 세력에 대한 무차별적 처형을 반대했다. 또한, 관용파가 주장하는 혁명을 중단하고 평화를 이루자는 관용론도 비판했다. 이런 입장 때문에 강경파인 에베르 등에게 우유 부단하다는 비판을 받고 관용파인 당통 등에게는 급진적이고 폭력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독재자는 지지세력이더라도 의견이 다르면 그 세력도 숙청한다.’ 로베스피에르는 대립했던 강경파 에베르 등을 반역과 폭력을 조장한 죄로 처형하였다(1794.3.28.). 당통 등 관용파에게 공포정치, 전쟁, 공안위원회의 문제로 격렬히 비난받았다. 로베스피에르는 혁명의 성과가 물거품으로 사라지지 않게 혁명을 계속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통은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을 수립한 것에 혁명의 의의를 두었으며, 혁명과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회복하려고 했다. 혁명의 동지였던 당통 등을 왕당파에게 매수당했고 프랑스 동인도회사 청산 시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사형에 처했다(1794.4.5.).


‘독재자도 반격에 결국 죽는다.’ 로베스피에르는 국민공회 연단에 올라가 반혁명파를 숙청하자고 발언했다(1794.7.26.). 의원들의 심리를 자극했고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 다음 날 의원들은 국민공회 회의장을 봉쇄했다. 로베스피에르가 입법의회에서 연설하지 못하게 했고, 반혁명 혐의로 재판정에 고발했다(1794.7.27.). 로베스피에르는 파리시청으로 긴급히 피했다. 를 지지하던 파리 코뮌 정부의 무장 부대는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러나 로베스피에르는 봉기 주도를 거부했고, 무장 부대와 지지자들을 해산시켰다. 그날 밤 턱에 총상을 입었고, 국민공회 병사들에게 체포되었다. 다음날 로베스피에르 등 22명은 자신들이 만든 혁명재판소에서 교수형을 선고받고 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1794.7.28.). 108명의 로베스피에르 지지자가 사형당했으며 수백 명이 투옥되었다.


‘독재자는 인권을 침해한다.’ 로베스피에르는 혁명 지지자와 혁명 반대자로 나누고 법을 새로 만들어 그 법으로 혁명 반대자를 처벌하였다. 다양한 세력과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았다. 공포정치 기간에 투옥 인원 약 50만 명, 처형 인원 약 17천 명으로 추정되며, 자신도 단두대에서 목이 잘렸다. 공화 정치를 하는 목적이 자유, 평등, 박애의 실현을 위해서라고 부르짖었데 거꾸로 공포정치를 통하여 자유와 평등을 억압하고 많은 사람죽였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얼마나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지는 국가 권력자의 국민 통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국가 권력자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제한한다면 진짜 이유가 국가를 위한 것인지 국가 권력자를 위한 것인지 살펴볼 일이다.


독재자는 흑백 논리로 편을 가르고 내 편과 네 편의 싸움부추기며 대립과 전쟁으로 불안과 공포를 조장한다. 이를 빌미로 힘을 집중시키고 절차를 간소하게 만들어 반대 세력이나 국민을 억압한다. 힘으로 억압하면 반작용이 따른다. 상대는 힘을 키워 반란을 일으키고, 그 힘에 독재자도 망한다. 권력을 사용해 억압하는 것보다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평등하게 대하고 자유를 주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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