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 노력

by 누룽지조아

내맡김, 순응, 받아들임 등의 단어를 많이 듣다 보니 ‘까짓것 될 대로 돼 버려라.’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속에 포기라는 뜻이 들어있어 맞다고 볼 수 없다. 집에 불이 났다. “될 대로 돼 버려.”라고 말하면서 누워있는 것보다 불을 끄거나 도망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노력했다고 원하는 결과가 꼭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상사는 수학 공식처럼 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 인간의 의지와 힘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한 농부는 모내기철인 5월에 모를 심었고, 다른 농부는 집안일로 조금 늦은 6월 말에 모내기를 했다. 가을철 추수 직전에 태풍이 몰아쳤다. 5월에 모내기 한 농부의 벼는 다 쓰러져 버렸다. 6월 말에 모내기한 벼는 아직 익지 않아 태풍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노력은 환경을 거쳐 결과를 만들기 때문에 결과를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 통제 불가능 환경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통제나 조작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발생한 환경 변화를 파악하고, 그 환경에 신속히 적응할 수밖에 없다.


결과에 집착한다고 결과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작은 일이라도 성심껏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결과가 나온다. 나에게 노력이란 ‘하는 것’이고, 결과는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상과 고민만 하고 아예 안 하면 성공확률은 ‘0’이다. 하면 실패할 수 있다. 실패는 늘 곁에 있다. 무서운 것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했다고 좌절하고 다시 도전하지 않는 게 무섭다.


노력했다면 실패란 없다. 대개 노력하고 운이 맞을 때까지 기다리면 결실을 맺는다. 결과로 보면 실패했더라도 삶의 긴 과정으로 보면 실패가 아니다. 그때 했던 노력으로 당장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다음번이나 다른 일에 도움이 된다. 결과에 기대지 않고 노력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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