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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Dec 28. 2023

20. 싸우는 법

7.1. 군쟁 편

싸우는 장면을 상상한다. 군대가 깃발 휘날리고, 징과 북 치면서 기마병, 보병과 보급품 실은 수레가 산 넘고, 물 건너며, 들판 지났다. 상대 땅에 도착하여 마을에서 식량을 빼앗고 불을 지르고 진격했다. 밤이 되어 진지를 구축했고 상대 원군이 달려와 구릉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손자병법에서 전쟁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싸울 때 유불리를 같이 고려한다.’ 싸움은 어렵다. 낯선 곳에서 싸운다. 유리함만 있지 않고 그 뒤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굽힘과 곧음이, 근심과 이익이 공존한다. 전력이 우세한 상황에서 싸우려고 전군을 출동시킨다. 긴 줄을 지어 이동하므로 위험하다. 날랜 자는 먼저 가며 지친 장수는 뒤쳐져 모두 전쟁터에 도착할 수 없다. 군대를 여럿으로 나누어 간다. 빨리 가 좋으나 적의 기습공격에 수가 적은 병력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늦게 가는 식량이나 군수물자를 빼앗길 수 있다. 또한 지친 군대가 적군을 만나면 깨질 수 있다.


위험한 곳은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한다.’ 약한 곳에 빨리 도착해 적을 치려면 똑바로 가야 한다. 그러나 빠른 길은 순탄히 지나갈 수 없다. 적이 덫을 놓고 기습하기 쉬운 위치에서 기다린다. 적이 예측 못하는 길로 돌아가는 우직지계(迂直之計)의 지혜가 필요하다. 산, 험하고 막힌 지형, 늪지, 적이 매복할 수 있는 길 등을 우회하여 큰 희생을 피한다.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피해를 적게 입고 빨리 도착한다.


‘군대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사들이 지휘관의 명령에 집중하고 하나 되어 나아가고 물러난다. 싸워서 이기는 군대는 잽싸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군대의 힘, 기세와 마음을 잘 다스린다.’ 근처에서 편안하게 쉬고 배 불리 먹어 힘 있는 아군이 먼 길 오느라 피곤하고 굶주린 적을 기다린 후 친다(治力). 군대의 기세가 높아 유리한 시기에 싸우고, 적이 불리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적군이 예리한 기운일 때는 전투를 피하고 나태하거나 싸움을 그만하고 귀영하려는 기운일 때 친다(治氣). 마음을 다스려 고요하고 적이 혼란하고 떠들썩할 때를 기다린다(治心).


‘변화무쌍하게 대응한다.’ 상대의 상태나 상황은 변화무쌍하게 늘 바뀌므로 그것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한다. 바람처럼 빨리, 수풀처럼 느리게, 불을 댕기는 것처럼 시작하고, 산처럼 미동하지 않으며, 어둠처럼 은밀하고, 천둥처럼 강하고 갑자기 움직인다(風林火山陰霆). 잘 정렬된 군대나 진형이 잘 갖추어진 군대는 공격하지 않는다(治變).


‘가장 유리한 곳과 때에 싸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 유리한 곳에 먼저 도착하여 적을 기다린다. 높은 구릉지대에 있는 군대, 언덕을 등지고 있는 군대와 정예부대는 공격하지 않는다. 맞서 싸우면 아군의 피해가 커진다.


패배하여 도망가는 적을 추격하지 않는다. 미끼 물었거나 궁지에 몰린 군사는 압박하지 않고, 귀환하는 군사는 막지 말고, 포위된 군사에게 길을 터준다. 바짝 추격하거나 몰아붙이면 결사적으로 덤빌 수 있으므로 도망가도록 하여 기세가 약해지고 힘을 소진시켜 흩어지면 추격한다(36계 중 16계 욕금고종(欲擒故縱))



평화 시대에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발생한 상황의 유불리를 같이 고려하고,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한다. 중요한 결정이나 일경우 가장 유리한 곳과 때를 고려한다. 많은 사람이 관여된 일을 할 때 자기 생각을 죽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잘 움직이고, 먹고, 자고, 싼다. 높아진 기운을 기대하지 않고 나와 현재에 집중하여 안정시킨다. 고요하고(靜), 분별하는 생각과 집착하는 감정에서 벗어나는 수련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변화무쌍한 에 대응하고 세상의 변화에 순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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