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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Jan 14. 2024

37. 입 놀리는 것과 이성의 유혹을 조심한다

13.2. 용간 편

국가 간에 정보 전쟁을 한다. 이익이라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정보를 빼낸다. 한국 청와대는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오랫동안 도ㆍ감청당했다. 다 아는 비밀이라고 한다.


1976년 10월 코리아 게이트를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보도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박동선 등을 로비스트로 고용해 미국 의원과 공직자를 돈으로 매수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런 사실을 청와대 도청을 통해 파악했다고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 후 미국 도청을 피하기 위해 청와대 뜰을 거닐면서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2013년 미국이 주미 한국대사관을 포함한 38개국의 재미 공관을 도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이런 사실을 폭로했다.


2016년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스크에서 2008년 미국 국가안보국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메르켈 독일 총리간의 대화를 도청했다고 밝혔다.


2023년 4월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의 용산 대통령실 등 동맹국을 도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300장에 달하는 기밀 문건이 작성되었고, 여기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슈였던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에 대한 도청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 미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 조정관인 존 커비는 국가 안보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혀 국가 안보를 위해 도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ㆍ감청 이외의 정보를 빼내는 다른 수단으로 간첩을 활용할 수 있다. 미인계를 쓰는 간첩은 강력하다. 원래 미인계(38계 패전계 중 31계 미인계)는 미모의 이성이 미끼로 유인하여 상대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싸울 의지를 꺾어 적을 약화시키는 전략이. 미인계에 간첩 전략을 결부하더욱 강력해진다. 미모의 이성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미끼로 유인하여 상대를 향락에 빠지게 하고 기밀 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미인계를 쓰는 사람(이하 A) 공격을 상대(이하 B)는 쉽게 방어할 수 없다. 부적절한 관계 제공이라는 미끼가 너무 매혹적이므로 미끼에 대부분 걸려든다. 국가기밀 정보를 A에게 받친다. A가 간첩임을 눈치채 B가 저항해 보았자 무력하다. A는 B에게 부적절한 관계를 직장과 가정에 말하겠다고 위협한다. BA너무 센 공격을 방어할 수 없다. B는 A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직장과 집에 알려질까  조마조마하다. 직장에서 잘리고, 집에서 이혼당할 모습이 떠오른다. A에게 계속 충성할 수밖에 없다.


미인계를 쓰는 간첩을 찾기 쉽지 않다. 간첩, 간첩에 이용당한 사람, 간첩 파견국은 모두 간첩 혐의를 부인한다. 간첩 활동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 엄벌을 받고 국가 간 외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간첩사건은 국내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 일어나 조작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다.


미국에서 러시아 출신의 마리아 부티나(1989년생, 당시 29세) 2016년 미국 대선 전후로 워싱턴에 거주하면서 러시아와 비밀 연락망을 구축하고, 전미총기협회 (NRA)와 공화당의 영향력 있는 미국인에게 침투하려 했다는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되었다.


부티나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태어나 2011년 '무기를 가질 권리(Right to Bear Arms)'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러시아 신흥재벌인 알렉산드라 토르신은 이 단체를 주목했고 그녀와 자주 만났다. 토르신은 이후 푸틴의 오른팔인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가 되었다.


부티나는 2014년 토르신과 미국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의 행사에 같이 갔고, 이 자리에서 미 공화당 의원들을 소개받았다. 전미총기협회 회원이자 공화당의 컨설턴트였던 폴 에릭슨을 만났다. 2015년 부티나는 토르신, 트럼프의 장남(트럼프 주니어)과 한 자리에 앉았, 트럼프 대선후보 토론회장에 초청받았다. 2016년 8월 부티나는 유학 목적으로 미국으로 건너왔. 에릭슨은 총기협회 이름으로 2015년과 2016년에 대선 후보 트럼프와 러시아 푸틴대통령의 만남을 두 차례 주선했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에릭슨이 트럼프의 ‘크렘린 커넥션’의 한 고리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부티나는 미국에 입국하여 56세 남성(에릭슨으로 추정)과 동거를 시작했다. 토르신과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정보요원으로 의심받는 러시아 외교관과 저녁식사를 했다. 미국 검찰은 부티나의 집을 수색하여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취업제안서와 의문의 러시아인 연락처 리스트를 찾아냈다.


부티나가 간첩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다. 부티나의 변호인 측은 "모든 혐의가 과장되었다. 부티나는 단지 미국에서 자신의 길을 찾으려는 한 젊은 학생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국민에게 억지 혐의를 씌웠고, 미ㆍ러 정상회담 성과를 폄하하려고 미국 측이 부티나를 때맞춰 기소했다며 지정학적 게임에 이용된 희생물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모든 재앙은 입에서 시작하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남을 비하는 말, 자기의 약점을 까발리는 말 등 아무리 비밀스럽게 말해도 당사자 귀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입 놀리는 것을 삼간다. 또한 술, 이성과 노름은 패가의 삼대 장본인이다. 술 많이 먹고 떠벌리거나 이성의 꾐에 빠져 패가 망신하고 추하게 늙을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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