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남는 자가 덜어 부족한 이에게 보탠다
도덕경 제77장
하늘의 도, 그건
얹은활과 같구나!
높으면 누르고,
낮으면 올리며,
남으면 덜어내고,
부족하면 보탠다.
천도는
남는 쪽은 덜어내어
부족한 쪽에 보탠다.
인도는 그렇지 않아
부족한 쪽에서 덜어
남는 쪽으로 바친다.
누가 남아 세상에 바칠 수 있는가?
도를 품고 따르는 자뿐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위하고 의지하지 않고,
공을 이루고 자랑하지 않으며,
현능함을 안 드려내려고 한다.
天之道, 其猶張弓乎!
천지도, 기유장궁호!
高者抑之, 下者擧之,
고자억지, 하자거지,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유여자손지, 부족자보지.
天之道, 損有餘而補不足.
천지도, 손유여이보부족.
人之道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인지도즉불연, 손부족이봉유여.
孰能有餘以奉天下? 唯有道者.
숙능유여이봉천하? 유유도자.
是以聖人爲而不恃,
시이성인위이불시,
功成而不處, 其不欲見賢.
공성이불처, 기불욕현현.
자연의 이치는 활의 발사 전 멈춤 동작처럼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자연은 남는 쪽을 덜어 부족한 쪽에 보탠다. 성인은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사람이므로 덕을 베푸는 행동은 부족한 쪽에 보태는 당연한 일이다. 자기의 덕, 업적과 현능함을 부족한 세상에 바치고도 되돌려 받으려고 의지하거나, 자랑하거나, 드러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높으면 누르고 남으면 덜어낸다.’
자연의 이치는 활시위에 화살을 걸어 놓은 활과 유사하다. 활을 밀며 당길 때 왼쪽 손이 과녁보다 높으면 누르고 과녁보다 낮으면 올린다. 활을 밀며 당긴 후 양팔의 힘의 균형이 맞아 팽팽하고 고요한 상태에 이르면 멈춘다. 한쪽 팔의 힘이 남으면 덜어내고, 한쪽 팔의 힘이 부족하면 보태어 균형을 이룬다.
'천도는 균형을 이루려는 특성이 있다.’
자연의 이치는 균형을 이루고 고요함으로 회귀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사람의 성향은 다르다. 많이 가진 자는 덜 가진 자의 것을 빼앗고, 덜 가진 자는 더 가진 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뇌물을 바친다.
'성인은 공덕을 부족한 세상에 바치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성인은 자연의 이치대로 남는 쪽은 덜어내어 부족한 쪽에 보탠다. 당연한 일이다. 남에게 덕을 베풀고도 남을 위했다는 생각을 덜어낸다. 공을 이루고도 공을 이뤘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다. 현명하고 유능한데도 티 내지 않는다.
성인은 할 일을 했으므로 남을 위하는 행동, 공적과 능력을 남에게 베풀고 되돌려 받으려고 의지하고, 자랑하며, 드러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공덕을 드러내지 않아도 사방에 은은하게 풍기며, 백성은 거부하지 없고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