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유약해서 강대한 것의 위에 자리 잡는다
도덕경 제76장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어서는 단단하고 딱딱하다.
만물 초목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어서는 메마르고 파리하다.
그래서
단단하고 강하면 죽은 무리고,
부드럽고 연약하면 산 무리다.
이 때문에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목재로 바친다.
강하고 크면 아래에 자리 잡고,
부드럽고 약하면 위에 놓인다.
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인지생야유약, 기사야견강.
萬物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만물초목지생야유취, 기사야고고.
故堅强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고견강자사지도, 유약자생지도.
是以兵强則不勝, 木强則共.
시이병강즉불승, 목강즉공.
强大處下, 柔弱處上.
강대처하, 유약처상.
노자의 놀라운 역발상은 계속된다. 부드러움과 음을 단단함과 양보다 위에 놓는다. 통념을 연속적으로 박살 낸다. 보통 강하고 단단한 것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강하고 단단하면 부러지거나 꺾여 아래에 놓이고, 유약하면 생명력이 있어 자라며 위를 차지한다. 주춧돌은 강인하고 커 아래를 차지하고, 사고가 유연하지 않은 사람은 많은 사람을 포용하기 어렵고 변하는 환경에 헤맨다. 남을 포용하는 위치에 안 맞다. 남은 마찰이 발생하는 그 사람을 싫어하고 변화한 환경에 대응할 수 없어 남이 시키는 데로 산다.
‘유약한 것은 생명력이 있다.’
살아 있는 것은 유약하고, 죽어 있는 것은 단단하고 딱딱하다. 유약한 것은 새싹처럼 생명력이 있어 위로 자란다.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생각은 일정한 사고에 집착하지 않고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고집부리지 않는다. 반면 죽어 있는 생각은 어떤 사고에 집착하여 융통성이 없다.
‘강한 것은 꺾인다.’
강하면 꺾이거나 부러진다. 강한 것은 싸우면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유연한 전략을 짜지 않는다. 결국 싸우다가 상처를 입거나 죽는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믿고 유연한 전략을 펴지 못했다. 베트남 국민을 이해하지 못하고 섬멸작전을 펴 베트남 국민의 민심을 잃었고 점령군으로 인식되었다. 전투력은 열세지만 공격하면 숨어버리고 장기전을 펴는 북베트남과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에 속수무책이었다. 전쟁이 길어져 미국 내에서 반전시위가 벌어졌으며 정권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유약한 대응이 한 수 위다.’
강하고 큰 것은 무거워서 아래를 차지하고 유약한 것은 가벼워 위를 차지한다. 지위가 높은 사람은 공기처럼 유연해야 다양한 생각을 포용할 수 있고, 가벼워야 아래 있는 사람이 무겁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