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도덕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룽지조아 Feb 07. 2024

21. 큰 것이 먼저 낮춘다

도덕경 제61장

대국이란 하류고,

세상이 교류하며,

세상의 암컷이다.


암컷은 늘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겨내는데,

고요함을 낮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국은 소국에 낮추어 소국을 취하고,

소국은 대국에 낮추어 대국을 취한다.


그래서

취하려 낮추든,

낮추어 취하든,

낮추는 

대국이 아울러 사람을 모으려는 수준을 넘지 않고,

소국이 들어가 사람을 섬기려는 수준에 불과하면,

이 양자는 각자 구하려는 것을 얻는다.


그래서  것이라면 마땅히 낮추어야만 한다.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대국자하류, 천하지교, 천하지빈.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이국이하대국, 즉취대국.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大國不過欲兼畜人,

고혹하이취, 혹하이취, 대국불과욕겸축인,

小國不過欲入事人, 夫兩者各得其所欲.

소국불과욕입사인, 부량자각득기소욕.

故大者宜爲下.

고대자의위하.


애들은 엄마 품으로 몰려들어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눈다. 아빠가 아니라 엄마에게 몰려들까? 엄마가 아빠보다 안정감이 있고 시선을 낮추애들에게 맞춰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국은 강의 하류처럼 낮아 물이 모인다. 사람이 모이는 대국이라면 엄마처럼 대국이 마땅히 낮추어야 한다.


반면 애들이 엄마에게 잘 안 가는 경우도 있다. 엄마가 시선이 높거나 불안한 경우 고요하지 않아 애들도 불편해 대화가 적어진다.


'대국은 낮춘다.'

대국은 하류 같다. 여러 갈래 물들이 교류하고 모인다. 대국은 암컷 같다. 음은 고요하여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노자는 음을 상징하는 암컷을 예찬한다. 암컷은 고요하여 단기적으로 강한 수컷을 견뎌내고, 장기적으로 수컷을 다스린다. 힘이 센 국가와 지위나 권력이 높은 통치자에게 음은 권력을 작동시키는 필수요소다. 대국은 낮추어 소국을 포용하고 통치자는 낮춰 백성을 하나로 모은다. 리더가 뒷받침 역할을 하는 후(後)와 통한다(67장).


고요함이나 안정감은 중심이 낮아야 얻을 수 있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야 찾아온. 예를 들면 칭찬에 신경 쓰면 칭찬받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안절부절못한다. 칭찬에 대한 기대를 지 않아야 고요함이 자리 잡는다.


'낮추어 취한다.'

대국이든 소국이든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면 모이고, 자신을 높이고 상대를 멸시하면 흩어진다. 취하거나, 포용하기 위해 낮춘다. 낮추는 국가는 국민을 잘 보살피며 소국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지켜주는 음 기질이다.


상류로 생각하는 대국은 조심한다. 높이는 대국이나, 전략적으로 낮추어 취하고 취한 후 높이는 대국은 양 기질이다. 국이 이런 지배 의도를 가진 대국을 섬기고 그 밑으로 들어가면 결국 취한 후 대국은 교만하게 본색을 드러내고 힘으로 지배하려고 한다. 소국은 그 의도를 간파하고 저항한다. 소국의 백성은 죽고 대국의 하층민이나 노예로 전락한다.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는 양 기질의 대국을 조심하고, 소국은 늘 그들의 저의를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대국이 먼저 낮춘다.'

대국이 소국에게 낮추면 겸손하다고 생각하지만, 소국이 대국에게 먼저 낮추면 아부나 비굴함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포용하기 위해 낮춰야 한다면 마땅히 대국이 먼저 낮춘다. 프로급 실력을 가진 골퍼가 100돌이들에게 맞춰서 경기 진행 속도를 조절하는 이치와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20. 리더가 되려면 단정히 앉아 자신을 수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