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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Feb 06. 2024

20. 리더가 되려면 단정히 앉아 자신을 수양한다

도덕경 제62장

도는

만물의 깊숙한 근원이며,

도에 맞는 이의 보배이고,

도에 맞지 않은 이가 지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꾸미는 말을 무성히 할 수 있지만,

본받을 행동을 사람들에게 베풀 수도 있다.

사람이 도에 맞지 않다고 어찌 버리겠는가!


그래서 천자를 옹립하고 세 벼슬을 둘 때,

큰 옥을 가지고 네 필 마차를 이끌지라도,

단정히 앉아 도를 키워 가는 것만 못하다.


예부터 도를 귀히 여긴 까닭은 어째서인가?

도에 대해 깨달음을 구하고 도를 깨달으면

죄를 지어도 용서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도는 세상에서 귀한 존재다.


道者萬物之奧,

도자만물지오,

善人之寶, 不善人之所保.

선인지보, 불선인지소보.

美言可以, 尊行可以加人.

미언가이시, 존행하이가인.

人之不善何棄之有!

인지불선하기지유!

故立天子, 置三公,

고립천자, 치삼공,

雖有拱璧以先駟馬, 不如坐進此道.

수유공벽이선사마, 불여좌진차도.

古之所以貴此道者何?

고지소이귀차도자하?

不曰求以得有罪以免邪?

불왈구이득유죄이면야?

故爲天下貴.

고위천하귀.


사람은 누구나 도를 보유하고 귀중하게 여긴다. 나대고 남과 다투며 해치는 죄는 도를 깨닫고 덕을 베풀 때 용서받을 수 있다. 옥으로 치장한 사마 행진과 같이 권위와 권력으로 다스리는 것보다 마음속의 옥인 도를 키워 가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은 도를 보유하고 있다.'

누구나 도를 간직하고 있다. 도를 따르는 자는 도를 보물처럼 여기고, 도를 따르지 않는 자도 도를 소중히 지킨다.


'버릴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악행과 선행을 한다. 어머니가 착하든 착하지 않든 자식이면 버릴 수 없듯이 누구나 도를 간직하고 있기에 버릴 사람은 없다.


'통치의 근본은 자기 수양이다.'

천자 즉 왕을 옹립할 때 옥으로 치장하고 사마(駟馬)가 이끄는 마차 행진을 한다. 옥과 사마는 일반인이 가지기 어려운 대상으로 천자의 권위와 권력을 상징한다.


옥이나 사마 치장보다 자기 수양으로 백성들에게 천자의 권한을 인정받는 것이 더 좋은 통치법이다. 몸 안에 이미 보배가 있는데 굳이 옥으로 치장하고 사마 행진으로 천자임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통치자가 몸속에 간직한 도를 닦아 덕의 은혜를 베풀면 백성은 통치자를 존경하고, 마음으로 따른다.


현실 정치에서 힘과 권력이 최고로 보이는데 도∙덕, 양심, 사랑, 정의 등이 통할까? 통치자의 힘과 권력은 단기적으로는 통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효한 통치수단이 아니다. 힘과 권력에 짓눌린 백성은 통치자를 증오하고 기회를 엿본다. 백성은 힘과 권력 때문에 잠시 따르는 척한다. 세월이 흘러 통치자의 힘이 빠지거나 상황이 변하면 우호세력은 하나둘씩 떠나고, 반대세력은 늘어나 통치자는 위험에 빠진다.


노자는 통치자의 무위를 주장한다. 힘이 아니라 도를 닦고 덕을 베풀어 백성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통치법이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통치도 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강한 힘과 권력으로 누르면 강하게 저항하여 위험하고, 남에게 도움 주면 남들도 나를 해치지 않는다. 자신을 보호한다는 본질 측면에서 보면 강한 힘과 권력은 오히려 약한 수단이고,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오히려 강력한 수단이다.


'도는 포근하고 따뜻하다.' 

도는 만물의 근원으로 어머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어머니는 자식이 지은 죄를 용서해 준다. 마찬가지로 도는 죄를 지었지만 누우치고 덕을 베푸는 사람을 용서해 준다. 도는 어머니와 같이 귀중한 존재다.


진실로 반성하여 죄에서 벗어났는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피해자가 아니다. 가해자가 죄를 반성하고 선행을 베푼 경우 죄지은 자는 사라져 현실에서 죄지은 자를 처벌할 수 없다. 죄와 벌에 대한 권한이 없는 인간은 도에 맞든 맞지 않든 선하게 대한다(49장). 죄를 벌하고 용서하는 주체는 생사여탈권을 맡은 절대자다(62장, 74장). 노자는 ‘도에 대한 깨달음을 구하고 도를 깨달으면 죄를 지어도 용서한다(62장)’고 말한다. 도에 어긋나는 일이 죄이므로 자력으로 도를 닦고 덕을 베푸는 일이 죄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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