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살아있음에 만족하니 늘 만족스럽다

도덕경 제46장

세상이 도를 품고 따르면

달리는 말을 되돌려 밭에 거름하고,

세상이 도를 품고 따르지 아니하면

군마는 성 밖에서 망아지를 낳는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고,

얻으려고 하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따라서 자기 한계를 지켜

만족할 줄 아는 만족은 늘 만족스럽다.

天下有道, 卻走馬以糞,

천하유도, 각주마이분,

天下無道, 戎馬生於郊.

천하무도, 융마생어교.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화막대어부지족, 구막대어욕득.

故知足之足, 常足矣.

고지족지족, 상족의.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부리며 불평불만하고, 억지로 얻으려고 하는 짓은 허물이고 화를 부른다. 자기 한계를 지켜 만족하니 늘 만족스럽다.

'도를 따르는 세상과 도를 따르지 않는 세상'

도는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는다. 도를 따르는 세상은 빼앗기 위해 전쟁하지 않는다. 말들은 전쟁터에 나가 싸우거나 군수품을 나를 일 없고, 말똥으로 거름하는 평화로운 시대다.

도를 따르지 않는 세상은 서로 빼앗기 위해 다툰다. 말들은 전쟁에 동원되며, 말들조차 성 밖의 들에서 망아지를 낳는 처량한 상황에 직면하는 비참한 시대다.

'만족할 줄 모르는 화와 얻으려는 허물'

만족도를 간단한 산식으로 표현하면 ‘결과(A)÷결과에 대한 기대치(B)’다. 만족도에 돈이나 성과 이외에 심리적 요소도 영향을 미친다. 만족도는 결과가 좋을수록,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을수록 높다.

노자는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다고 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매사 불평불만이다. 불평불만이 자기를 좀먹고 같이 있는 사람도 어두운 기운에 힘들어 떠난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남들과 싸워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싸우기 위해 돈을 많이 쓰고 언젠가 원한으로 보복당한다. 견제하는데 돈이 들며 스트레스가 쌓인다. 또한 결과를 기대하거나 결과에 집착한다. 결과에 집착한 나머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불만이 쌓인다. 항상 긴장하고 있어 소화가 잘 안 되고 스트레스가 많아 건강에 해롭다.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내 노력뿐만 아니라 남과 환경이 있다. 결과를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수용한다. 작은 일이라도 성심껏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과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남을 도우며, 주어진 환경에 맞춰 성실히 노력하는 과정지향적인 삶을 산다. 또한 욕심을 비워 기대를 낮춘다.

얻으려고 하는 게 큰 허물이라고 했다. 뭐가 나쁘냐고 반문할 수 있다. 노자는 얻으려고 성실히 노력하는 것을 비판하는 게 아니다. 직접적으로 결과를 얻기 위해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하는 억지 노력이나 애씀을 비판한다. 얻으려고 다투고 빼앗다가 화를 자초한다. 성실히 노력하되 결과는 하늘에 맡기라는 뜻이다.

'자기 한계를 지키는 만족'

노자는 자기 한계를 지켜 만족할 줄 아는 만족은 늘 만족스럽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늘 만족할 수 있을까? 살아있는 동안 기대치를 최저로 떨어뜨려야 늘 만족할 수 있다. 현재 있는 그대로 즉 살아있음에 만족할 줄 알면 늘 만족스럽다. 눈 뜨면 매사 만족스럽고 눈 감으면 아무 생각이 없다. 사는데 늘 만족스러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가졌든 마음에 둘 필요가 없다. 덤으로 돈과 지위가 생기면 좋고 안 생겨도 살아있으므로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