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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Feb 24. 2024

38. 돈, 지위에 억지 안 쓰고 그치며 감사하다

도덕경 제44장

명예와 자신 중 무엇을 몹시 아끼는가?

자신과 재산 중 무엇을 중히 여기는가?

얻음과 잃음 중 무엇이 더욱 해로운가?


쌓인 것은 흩어지고 흩어진 것은

모이려반대의 힘이 누적된다.

이런 까닭으로

명예는 아주 아껴도 반드시 크게 손상되고,

재산은 많이 모아도 반드시 크게 없어진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고,

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아,

길고 오래갈 수 있다.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

명여신숙친, 신여화숙다, 득여망숙병?

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시고심애필대비, 다장필후망.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세상살이하면서 명예와 재산 목숨보다 소중하지는 않다. 지위 욕심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으나 건강과 목숨이라는 반대의 대가를 요구한다. 건강임계점을 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


지위을 억지로 얻으려고 하지 않고, 한계를 알아 그 한계에서 그친다. 주어진 결과에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니 건강과 목숨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소유욕(명예와 재산)'

명예와 돈을 추구하지 말라소리가 아니다. 명예와 돈은 인간답게 사는데 중요한 수단이다. 없으면 비참해지고 고통스럽다. 억지로 얻으려고 현재의 행복이나 양심을 포기하거나 자신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주체인 자신, 양심이나 행복보다 종속물인 명예와 재산을 더 아끼는 경우 본말이 전도되어 크게 손상되고 망한다. 종속물을 얻기 위해 주체를 포기하는 일은 미련한 짓이다.


노자는 명예와 재산을 얻어도 문제이므로 얻음잃음 중 무엇이 해로운지 반문한다.


'소유욕의 반작용'

양심을 버리고 쌓은 명예는 크게 손상되고, 정당하지 않게 얻은 재산은 없어지는 방향으로 힘이 축적된다.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칼같이 구분해 사람이 딱딱하. 어떤 때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다. 


돈을 악착같이 버는 사람은 다음 어느 하나에 속한다. 양심을 팔아 돈을 벌고 양심 불량으로 산다. 결과에 집착하며 과정을 무시한다. 남을 희생시킨다. 남과 싸워 뺏거나 짓밟고 남을 이용해 부당하게 거래한다. 또는 무리하게 일해 과로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픈  안고 산다.


때론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명예와 재산을 얻어서 잘 사는 사람이 있어 주변 사람들이 배 아파한다. 그러나 그런 명예와 재산은 몇 세대 못 간다. 불편한 마음, 치욕, 건강 악화, 피소 등 반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힘이 없어지면 진심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며, 똑같이 되돌려 받는다.


'만족하고 그침(지족지계止足之戒)'

욕심낸다고 명예나 돈을 억지로 얻을 수 없다. 잡으려고 하면 달아난다. 그런 결과물은 나 외의 남이나 환경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내 마음대로 얻을 수 없으며 얻더라도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자기를 맡기는 경우 자기 마음대로 안 되어 불만이 쌓인다.


명예와 돈 욕심을 그치고 만족하라는 계율이 지족지계다. 욕심은 끝이 없고, 소유욕의 노예로 전락해 자신을 해친다.


명예와 얻으려는 노력은 나쁘지 않다. 다만 의식적으로 하거나 억지 쓰지 않는다. 자기 한계를 알고 그친다. 주어진 결과 양이나 정도에 상관 없이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열자 설부 편에 욕심을 그치고 권력, 재산과 재능을 조심한 손수오의 일화다. [세월이 흐른 후 손숙오가 병들었다. 아들을 불러 놓고 훈계한다. “내가 관직에 있을 때 임금께서 여러 차례 넓은 땅을 하사하시려고 했다. 내가 정중히 사과하고 받지 않았다. 내가 죽고 나면 임금께서 분명히 그 땅을 너에게 주려고 하실 거다. 너는 절대로 그 땅을 받으면 안 된다. 대신 변두리 척박한 땅을 달라고 하거라. 그래야 너와 너의 후손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거다.”


손숙오가 죽자 임금은 넓고 기름진 땅을 그 아들에게 주려 했다. 그 아들은 사양하고 대신 변두리 척박한 땅을 달라고 요청했고, 임금은 기꺼이 그 땅을 하사했다. 초나라 사람들은 그 땅을 귀신이나 살 수 있다고 여겼다. 월나라 사람들은 재수 없는 곳으로 여겨 아무도 그 땅을 넘보지 않았다. 그래서 후손들이 아직도 그 땅을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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