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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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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04. 2024

47. 대도가 담담하여 세상은 제 갈 길을 간다

도덕경 제35장

세상은 대도를 움켜쥐고 제 갈 길을 간다.

제 갈 길을 가도 대도는 해 끼치지 않아서

세상은 아무 근심과 걱정이 없고 평안하다.

반면

음악과 음식은 지나는 손님을 멈추게 한다.


도에 대해서 말하면

담담하여 맛이 없고, 보아도 볼 수가 없으며,

들어도 들을 수 없으나 작용은 끝낼 수 없다.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泰.

집대상, 천하왕, 왕이불해, 안평태.

樂與餌, 過客止.

악여이, 과객지.

道之出口, 淡乎無味, 視之不可見,

도지출구, 담호무미, 시지불가견,

聽之不可聞, 用之不可旣.

청지부족문, 용지부족기.


신나는 음악 소리나 맛있는 냄새는 발걸음을 붙잡는다. 반면 큰 도는 세상에 해 끼치지 않고 무한히 작용하며,  맛ㆍ형상ㆍ소리가 없어 투명하고 건조하다. 무한히 작용해도 세상이 고유의 맛, 형상,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세상이 가는 길을 막지 않으므로 세상은 제 갈 길을 간다.


'세상은 대도를 움켜쥐고 제 갈 길을 간다.'

지나가는 손님은 음악과 음식을 접하면 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멈춘다. 음악과 음식은 소리나 맛이 있어 지나가는 손님을 자극한다.


그러나 대도는 소리와 맛이 없어 세상은 도가 있는 줄도 몰라 대도에 신경 쓰지 않는다. 대도는 없음으로 존재하므로 세상에 해 끼치지 않고, 만물을 간섭하지 않는다. 대도는 세상을 태평하게 운영하고, 세상은 대도를 움켜쥐고 제 갈 길을 간다.


'대도는 무미건조하다.'

대도는 맛이 없고(무미無味), 형체가 없으며(무형無形), 소리가 없어(무성無聲) 세상은 그 존재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그 작용을 멈출 수 없다.


맛이 있고 형체나 소리가 있는 것은 세상이 그 존재를 알아차리기 쉽다. 쉽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혀, 눈과 귀가 바로 반응한다. 그러나 좋은 것도 한때다. 계속되면 질린다. 치워 버려 작용이 멈춘다.


최고의 리더는 대도처럼 자기 색깔 죽이고 포용하는 리더다. 백성에게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 않고 자발적 동기를 불러내는 똑똑한 바보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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