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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05. 2024

48. 대도는 크다하지 않기에 극히 크다

도덕경 제34장

대도는 흘러넘칠 정도로 넓구나!

극히 넓어 크든 적든 죄우간 맞다.


만물이 도에 의지하여 살지만,

거절하거나 싫다고 하지 않고,

공을 이루지만 이름이 안 알려진다.


만물을 입히고 기르지만,

주인 행세를 하지 않으며,

늘 그럴 마음이 없으므로

아주 작다고 부를  있다.


만물이 도에게 돌아가도,

주인 행세를 하지 않기에,

극히 크다고 부를 수 있다.


끝내 스스로 크다고 하지 않아,

그래서 그리 크게 이룰 수 있다.


大道氾兮, 其可左右.

대도범혜, 기가좌우.

萬物恃之以生而不辭, 功成不名有.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대도는 무수한 은혜를 베푼다. 만물은 도에 의지해 살지만 싫다고 한 마디 안 한다. 무수한 공덕이 있지만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는 존재다.


대도는 만물을 입히고 기르지만 생색내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어 겉보기에 작아 보인다.


알고 보면 대도가 베푼 은혜는 극히 크다. 밖에 나가 살다 돌아와 보니 베푼 은혜가 극히 크다는 것을 깨닫는다. 보통 입히고 기르면 그 베푼 은혜에 대해 티를 많이 낸다. 그러나 대도는 생색을 내지 않고 자기가 은혜를 베풀었다는 생각이 없다. 돌아와 알고 보니 대도가 베푼 은혜는 극히 크다. 그 은혜에 대해 스스로 크다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아 극히 큰 작용을 한다.


'대도는 작든 크든 좌우간에 맞다.'

도는 무 형태로 존재하지만 그 작용은 무한대다. 무한은 극히 커서 인식되지 않으므로 ‘작다’고 해도 ‘크다’고 해도 맞다. 어찌 부르든 좌우지간에 맞다. 대도(大道)를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극히 큰(大) 없음(道)이다. 극히 큼(大)이란 떠나 멀어지나 돌아오는 것이라고 개념 정의한다(25장). 즉 대도는 양과 음이 쌍을 이뤄 운동하고 있어 단면으로 보면 음양이 균형을 이뤄 ‘0’으로 보인다. 작다고 할 수 있다. 양과 음은 계속 확장하고 멀어지며 다시 반전하며 끝없이 나선형 순환 운동을 한다(40장 도의 운동법칙: 반전). 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도의 공덕은 끝이 없으나 무명의 존재다.'

만물이 대도에 의지해 살지만 대도는 거절하거나 싫다고 하지 않는다. 대도는 없음 형태로 작용하여 큰 공덕이 있더라도 명성이 없는 무명의 존재다.


'대도는 생색내지 않기에 작아 보이고, 그 작용을 알고 보니 크다.'

만물을 기르지만 주인 행세를 하지 않는다. 만물을 내버려 두고 만물의 자유의지에 맡긴다. 작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돌아보면 만물은 우주의 운행원리로써 대도를 따라 움직이는데 대도는 생색내지 않으므로 그 은혜는 눈물 나도록 극히 크다.


은덕이 너무 크면 있는 것을 못 느껴 없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은덕과 같은 유형이다. 어머니는 식사 준비하고 빨래하고 집안 청소한다. 애들 키우고 가족들을 뒷바라지한다. 아버지처럼 밖에서 돈을 벌어오지 않아 그 일이 하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어머니의 은혜를 깨닫거나 어머니가 없는 경우 어머니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실감한다.


중력의 은덕도 마찬가지다. 너무 커 그 가치를 잘 느끼지 못한다. 인간이 중력을 느낄 수 없으므로 작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중력 작용의 역할을 보여주기 위해 멈추면 큰일 난다. 만물은 우주 상공으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중력은 엄청 큰 존재다.


위대한 리더는 생색내지 않고 할 일을 한다. 그 위대함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무위(無爲)로 행동하고 무언(無言)으로 말한다. 무위와 무언은 무수한 의미를 담고 있어 구성원은 다양하게 해석하며,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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