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편에서 농부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 상황은 이렇게 흘러갔다.
ㄱ 농부는 모내기철인 5월에 모를 심었고, 다른 농부 ㄴ은 집안일로 조금 늦은 6월 말에 모내기를 했다. 가을철 추수 직전에 태풍이 몰아쳤다. ㄱ 농부의 벼는 다 쓰러져 버렸다. 6월 말에 모내기한 벼는 아직 익지 않아 태풍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ㄱ 농부는 쓰러진 벼를 놔둔 채로 태풍을 원망하지 않았다. 재수 없다거나 제 때 모 심은 것에 대해 후회하거나 화내지도 않았다. 물이 고이면 벼가 썩거나 병충해가 발생하므로 물을 빼주었다. 쓰러진 벼를 대여섯 포기씩 묶었다. 앙금흙을 씻고 도열병, 탄저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농약도 뿌렸다. 이번 기회에 요소 비료도 살포하여 줄기 성장을 촉진시켰다.
이삭이 누레지기 전 8월에 태풍이 또 불어 닥쳤다. ㄱ농부의 벼는 멀쩡해 그 후 제대로 수확했다. ㄴ농부의 벼는 다 쓰러져 수확이 적고, 콤바인으로 벼를 베는데 애를 먹었다.
농부는 태풍이 오는 걸 막을 수 없다. 환경을 인간이 통제하지 못한다. 인간이 아무리 의지가 세고, 포부가 커도 환경의 흐름이 자기 생각에 맞춰주지 않는다. 1,500평 논에서 80kg 1 가마 쌀 30 가마를 수확할 생각에 가득 차 있으면 실망만 크다.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환경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쓰러진 벼를 놔둔 채 울고 있거나 태풍 원망해 봐야 현실은 더 어려워지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빨리 장화 신고 논으로 달려 나간다. 태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대책을 실행한다. 인간은 통제하지 못하는 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빨리 적응할 수밖에 없다.
이미 온 태풍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벼가 쓰러진 김에 잘 자라도록 요소 비료를 뿌리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