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 아낌: 사랑 1

by 누룽지조아

셀 실버스타인이 1964년에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동화의 내용이다.

[옛날에 사과나무와 소년이 있었다. 사과나무는 이 소년을 몹시 아꼈다. 사과나무는 소년에게 왕관을 만들 수 있는 나뭇잎, 그네를 멜 수 있는 나뭇가지와 사과도 주었다. 소년은 사과나무와 즐겁게 놀았다. 시간이 흘러 소년은 돈이 필요했다. 나무는 사과를 따서 팔라고 했다. 소년은 중년이 되었다. 소년이 집이 필요하다고 하자 나무는 나뭇가지를 잘라 집을, 멀리 가고 싶다고 하자 나무 기둥을 베어 배를 만들라고 했다. 나무는 이제 그루터기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노인이 된 소년이 돌아왔을 때 나무는 더 이상 줄게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소년은 편안히 앉아서 쉴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무는 그루터기에 앉아 쉬라고 몸을 내어주었다. 나무는 소년이 편안히 쉬는 모습을 보고 행복했다.]


‘내가 아끼는 것을 준다.’ 나무는 소년에게 아낌없이 주었다. 아낀다는 단어는 한자로 색(嗇)이라고 한다. 존중하고 위하며 함부로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끼는 것을 아끼는 사람에게 준다. 아끼는 사람이 신경 쓰거나 고생하지 않게 내가 대신한다. 아프거나 필요하다고 하면 당연히, 군소리 없이 한다.


‘나도 아끼고, 남도 아낀다.’ 나무는 소년을 아꼈다. 그러나 소년은 좋아하는 나무를 아낄 줄 몰랐다. 소년은 아무 기대 없이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의 위대함도, 자기가 지은 죄도 모른다. 나무를 바보같이 산다고 뭐라 할 수 없다. 아마 신이 볼 때 인간은 끝없이 요구만 하는 소년 같은 존재일 것 같다. 신이 나무와 달라 다행이다. 신은 써도 닳지 않고 더 생긴다. 좋아하는 것들과 오래 함께 하려면 서로 아낀다. 나도 아끼고, 남도 아낀다. 나만 아끼면 이기적이라고 주변이 싫어하고, 자기가 훼손되더라도 남만 아끼면 오랫동안 아껴줄 수 없다. 무한하다면 펑펑 쓸 수 있는데 형체를 지닌 것은 유한하고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과 몸을 내고, 경청하며, 부드럽게 말하고, 기다린다.’ 아끼는 방법, 남과 잘 지내는 방법, 진짜 사랑하는지 구별법이기도 하다. 사랑은 추상적이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끼는 사람에게서 사랑의 구체적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아낌은 마음, 몸,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마음, 몸, 돈과 시간이 함께 가야 온전한 사랑이다. 아끼는 사람에게는 차이까지도 존중한다. 상대 힘들지 않게 내가 나서며, 조용히 듣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다. 꼭 말을 하고 싶으면 부드럽고, 약하고 따뜻하게 말한다. 말로 상대를 재촉하면 간섭한다고 상대는 싫어한다. 바라보고 내버려 두며 기다린다.


‘나를 가장 아껴주는 것, 아끼는 것에게 먼저 아낌을 되돌려준다.’ 현재 하고 싶은 일이 없다. 현재 하는 일은 잘 안 맞아 집에서 쉬며 좋아하는 일 찾고 싶다. 누가 나를 가장 아껴주는가? 무엇을 내가 가장 아끼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나를 그리 아끼는 사람의 잔소리에 짜증 났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 사람의 말은 버리고 마음만 받지 못했다. 떠나가버린 후 그리움에 운다.


일은 소중하다. 내 취향과 일치하지 않아도 즐겁다. 나에게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아끼는 것을 위해서 하는 사랑의 실천이다. 아끼는 사람, 동물과 취미를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일 때문에 아끼는 가족은 굶주리지 않고, 좋아하는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 일로 인해 내 취미나 여행도 할 수 있다. 돈을 번다고 때론 고생스럽지만 일이 싫지 않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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