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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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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Jan 17. 2024

0. 리더는 무위로, 구성원은 유위로 행동한다

도덕경 접근법

도덕경은 1장에서 37장까지의 도경과 38장에서 81장까지의 덕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경은 형이상학적인 내용이 많아 어렵고 지루한 느낌이 든다. 덕경을 읽은 후 도경을 보면 이해하기 한결 수월해 도덕경 81장부터 시작한다.


도경은 우주의 원리인 도에서 통치자의 치국의 원리를 유추하여 설명한다. 우주 만물을 탄생시키고, 우주 만물을 운영하는 원리인 도에 대한 설명이다. 즉 우주론이다. 노자는 도의 모습을 창조적인 상상으로 그린다. 때론 추상적인 도의 개념(신, 창조주, 자연 등)을 직접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소우주인 인간의 마음속 무의식에서 잠재되어 살아 움직이는 본성(자연의 이치, 신성, 불성, 양심, 진리, 본성과 이치인 성리 등)에 빗댄다.


천지는 낮은 곳에 임하며(處下), 대립하여 자기 이익을 다투지 않고 만물을 이롭게 하는(不爭, 利萬物) 특성이 있다. 이런 천지의 특성에서 통치자의 하심(下心), 무심(無心), 무아(無我)의 통치원리를 유추한다. 만백성을 통치하고 지위가 높은 왕의 입장에서 낮추는 하심, 좋고 싫음과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않는 무심, 공익을 추구함으로써 사익을 달성하는 무아의 원리가 필요하다. 통치하는 지위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 하심 대신 상호 존중, 무심, 공익 대신 상호 이익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덕경에서 노자는 리더십 이론을 편다. 국가를 다스리는데 도가 발현되는 덕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누군가는 노자를 허정(虛靜)이나 무(無)의 철학자라고 한다. 꼭 맞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균형의 철학자다. 유무가 상생한다고 했다. 세상이 무시하는 무(無)약하고 부드러움ㆍ음을 올리고, 유(有)강하고 굳셈ㆍ양을 낮춰 균형을 맞추는 철학자다. 왕을 낮추고 백성을 올려 균형을 잡는다. 왕에게 무나 유약을, 백성에게 자발성을 강조한다.


노자가 조직의 리더인 왕에게 말하고 있음을 늘 유념한다. 왕은 백성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왕은 리더고, 이미 많이 가지고 있으며, 자존심이 세고, 자기 생각이 강하다. 정보가 많아 자기의 이익을 얼마든지 챙길 수 있는 위치다. 이런 왕에게 더 가지고, 네 생각대로 하며, 더 대접받으라고 할 수는 없다. '높은 위치에 있으므로 낮추고 힘없는 백성을 받들어라(下心). 네 생각을 죽이고 백성의 목소리를 들어라(無心). 공적인 역할을 맡았으므로 자기 것만 챙기지 말고 공익을 추구하고 백성에게 베풀어라(無我). 백성들이 큰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하고 간섭하지 마라(無爲).'라고 해야 말이 된다.


반대로 왕에게 강하고 굳셈과 양을 강조한다고 가정해 보자. '가지고 있는 힘을 인정하고 힘없는 백성 위에 림해라. 자기 이익을 도모해라. 사람은 다 다르므로 백성의 의견보다 자기 주관에 따라 다스려라. 결정한 후 백성에게 명령하여 따르게 하라.' 이런 소리하면 백성들은 떠나 그 나라도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공적인 역할을 맡지 않은 개인이나 백성에게는 '안된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고 자존감을 가져라.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며, 개성 있게 살아라.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일을 하며, 나도 존중하고 남도 존중하라. 현재와 나에 집중하고 즐겨라.'라고 했을 것 같다.


리더는 무위로 다스리고, 구성원은 유위로 행동한다. 도덕경이 왕의 입장에서 썼다고 해서 왕이 아닌 개인들에게 필요 없는 책은 아니다. 개인맡은 역할에 따라 무위와 유위를 조화롭게 사용한다. 리더의 역할을 맡았을 때나 마음을 관리할 때 무위로 다스린다. 이끌어야 하는 사례로 회사에서 팀장, 프로젝트 매니저, 집에서 생계 책임자. 애들 부양 의무자, 몸을 움직이게 하는 마음을 들 수 있다.


개인 누구나 자신에 대해 마음이 이끌고, 감정ㆍ장기ㆍ손ㆍ발 ㆍ눈ㆍ귀 등의 몸은 구성원 노릇을 한다. 괜히 머리로 몸을 간섭하면 감정이 날뛰고 소화가 잘 안 된다. 또한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여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신체기관이 작동하는데 방해만 된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감정ㆍ장기ㆍ손ㆍ발 ㆍ눈ㆍ귀 등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냥 놔두며, 바라보고 듣는 것으로 족하다.


리더의 바라봄과 구성원의 행동, 리더의 불간섭과 구성원의 자율, 리더의 무위와 구성원의 유위가 균형을 이룬다. 이렇게 접근하여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도덕경은 처음에서 끝까지 조직의 리더 역할을 하는 왕에게 무위의 통치에 대해 말하고 있음을 잊지 않는다. 개인의 경우 책임을 맡을 때나 마음은 무위로, 구성원이거나 몸은 유위로 다스린다. 역할에 따라 무위와 유위의 균형을 잘 잡고, 하심ㆍ 무심ㆍ무아나 상호 존중ㆍ 무심ㆍ상호 이익을 기준으로 삼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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