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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예똥이의 일기(초3) 241

by 누룽지조아

2019년 4월 7일


먼 미래, 지금으로부터 30년 후, 2049년.

난 40살이다.

지금 타임머신은 싸구려다.

가까운 거리의 이용수단은 Jz-기로, 먼 거리는 ‘라이디지언트’로 이동한다.

‘라이디지언트’는 미래의 이용수단으로 타임머신보다 1,000배, 빛보다 수만 배 빠르다.

우리 아들은 라이디지언트를 타고 싶다고 난리다.


개인 소유 타임머신시대, 일명 ‘로엔세이션트’ 시대다.


이제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내 생활을 공개한다.

남편은 사생활이 있으니 비공개로 하겠다.

내 직업은 라이디지언터다.

수익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라이디지언트를 디자인+조종하는 아빠를 보낸 뒤,

아들을 2019 박물관에 보냈다.

거기에 폴더폰, 노트북, 2019 물건들이 다 있다.


밥으로 쿠컴 X-C를 복용한다.

(쿠컴 X-C는 밥을 대신 하는 알약이다. 알약 1개로 다 해결되고 밥맛이 난다. 밥의 영양소, 반찬까지 선택할 수 있는 현대인의 먹거리다.)


공중도시인 X2X로 날아갔다.

앗! 운석이다!!!

필사적으로 피했지만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눈을 떠 보니 흰 배경만 남았다. 흰 배경이 서서히 사라지고 2019년 10살 때 살았던 집이 보였다.

사실 나는 감기몸살에 걸려 잠시 꿈을 꾼 거였다.


오늘은 2019년 4월 7일 일요일이다.

잠시 멍하다가 갑자기 몸이 가뿐하다.

편하게 자고 나니 상쾌했다.


작은 쿠컴 X-C 알약 대신 맛있는 진짜 밥을 먹었다.

Jz-기, 타임머신, 라이디지언트 대신 내 자전거를 탔다.

산책도 했다.


발전된 미래보다, 상쾌한 바람을 쐬며, 집밥을 먹는 지금,

이 시간이 최고다.


산책 한 번, 집밥 한 번 안 해주는 미래 엄마보다 우리 엄마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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