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장에서 상대를 기준점으로 두고 비교하는 감각기관의 한계에 대해 설명했다.
감각기관을 닫는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감각이 나를 속일 수 있다. 감각 편에서 다음과 같은 감각기관의 한계를 언급했다. 인간은 감각기관으로 너무 작거나 너무 크면 보지 못하고, 안 보이는 사물들의 관계, 온도, 강도, 밀도 등도 볼 수 없다. 하얀 운동화가 빛 때문에 노랗게 보이고, X선이나 적외선으로 본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보인다. 또한 옆에 있는 것과 비교하여 보기 때문에 같은 길이도 다르게 보이는 뮬러-리어 착시, 설탕을 맹물에 넣을 때와 소금물에 넣을 때 맛 차이, 감각자극을 자의식이 왜곡시키는 오리-토끼 착시 현상의 사례가 있었다.
관계 편에서 주변과의 관계에 따라 변하는 아파트 가격, 벽을 미는 남자(벽도 남자를 밀고 있음), 보이지 않지만 비존재 형태로 존재하는 관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곳을 경험하고 관찰하여 많은 것을 배우려는 사람은 기준점 문제, 감각기관 능력의 한계, 관계를 못 보는 한계와 자의식의 개입으로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는 점을 유념한다. 진실은 이러한 한계로 눈을 크게 떠도 안 보이고, 귀를 쫑긋 세워도 안 들리며, 손으로 만져도 만져지지 않는다.
물론 여행의 즐거움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나를 만나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가족과 즐길 때 신난다. 그러나 뭔가를 찾고 나를 발견하려 여행을 떠난다고 여행에서 찾아지는 성질이 아님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좋은 숙소, 맛있는 음식만 먹다 보면 기대가 높아져 행복함이 줄어든다. 마치 애들이 질 좋은 고기만 먹다 보니 채소나 된장찌개 맛을 잃어 싫어하는 것과 같다.
세상을 돌아다니고 많은 경험을 한다고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세상의 이치는 내 마음 밖에도 있다. 그러나 외부에 있는 세상의 이치도 결국 ‘나’라는 인식 주체를 거쳐야 깨달을 수 있다. 보아서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나 사실 아는 것이 보인다. 싫어하는 대상을 보고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싫은 마음이 있어 대상이 싫다고 감정으로 느낀다.
또한, 시각, 후각, 미각, 청각과 촉각으로 감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다음사항을 고려한다. 미적 쾌락을 맛보는 순간 다시 불만족스럽고, 더 큰 미적 쾌락을 찾는다. 미적 쾌락이 만족되고 계속 갈 줄 알았는데 다시 불만족스러워져 공허함을 느낀다. 쾌락을 자기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고 집착하기에 없어질까 봐 불안해진다. 눈, 코, 입, 귀로 미적 쾌락에 집착하는 경우 눈, 코, 입, 귀는 먼다. 지적 쾌락 추구도 마찬가지다.
감각기관을 닫고, 안다는 생각과 싫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며,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의 소리를 솔직하게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