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라서 _ 산후우울 이야기2

하루가 벌써 끝났어

by 하영이덕후

처음 하영이는 아기띠에 들어가기만 하면 불편함을 표현했다. 그래서 요령 없을 때에 아기띠 없이 아기를 안고 재우기를 반복했고, 나의 어깨는 석회성 건염이라는 질병을 얻었다. 팔을 어깨 위로 올리기만 하면 큰 통증이 왔다.


모유수유 중에는 약이나 주사를 쓸 수 없어, 충격파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낫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한번 치료받으러 가려면 남편의 배려가 필요했다. 병원 진료 마감시간 전에 남편이 퇴근해야 했고, 남편은 조금이라도 일이 늦어지면 나에게 너무 미안해했다. 일주일에 두 번 오라고 했지만 겨우 한 번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하영이를 먹이는 일이 날로 날로 어려워졌다.

먹으면서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젖병 수유를 할 때 고개를 180도 휙휙 돌리기 시작했고, 몸을 버티거나 손발을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그리고 하영이는 어떻게 먹여도 잘 게우는 아기였기에, 3개월 사이에 분유도 두 번을 바꾸기도 했다. 모유수유 직수를 해도 먹다가 빼다가를 반복해서 수유하는데 먹이는데 30-40분이 걸렸고 트림을 시키느라 30분 이상을 안고 토닥였다.

그렇게 한 시간 넘게 수유시간을 보내고, 잠깐 모빌을 보거나 사운드북을 틀어주며 노는 시간에 겨우 나는 하영이를 내려놓을 수 있다.

그 사이에 모든 할 일을 끝내야 했다. 젖병 세척을 하거나, 분유 포트를 씻고 새로운 물을 끓이거나, 잘 게우는 아기이기에 매일 쌓이는 손수건과 옷 빨래를 돌리고 건조기에 옮겨놓는 일, 그리고 나의 끼니도 하영이가 노는 시간에 해결해야 했다. 하영이가 노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30분에서 길면 한 시간.

얼마 되지 않아 안아달라고 울거나 잠투정을 하거나 기저귀가 불편해서 찡찡한다. 그럼 나는 하영이에게 왔다 갔다 하면서 할 일을 할 수 있었다.

내 끼니를 대충 챙기게 되었고, 화장실 신호가 와도 아기를 자유롭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4-6회 수유를 하고 나면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나갔다. 하영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다.

다먹고 배부르면 나도 행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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