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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동 Mar 12. 2023

떠오르는 유채 명소, 엉덩물 계곡

제주 유채꽃 이야기 2


유채꽃 이야기를 이어간다.


유채는 십자화과 배추속의 두해살이풀로 야생종 배추와 야생종 양배추의 자연교잡종이다.

여린 잎과 줄기는 쌈 채소, 무침, 겉절이로 먹기도 하며 검은 갈색의 씨로는 기름을 짠다. 그래서 이름이 유채(油菜)다. 순우리말로는 평지, 가랏나물, 겨울초, 하루나 등으로 부른다.


또 영어로는 Rape Flower인데, 미국의 유채 농가에서는 Canola라는 이름을 더 즐겨 쓴다. 이유는 rape(강간)의 어감이 좋지 않아서 이다. 카놀라(Canola)란 본래 캐나다 유채 협회에서 사용하던 유채 씨 유의 상표명이었는데 유채를 일컫는 일반명사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유채 씨의 약 40% 정도가 기름이다. 씨에서 짜낸 유채 기름은 식용뿐 아니라 바이오디젤 등의 연료로도 사용된다. 또 유채는 대표적인 밀원식물이다. 제주도에서는 유채꿀을 돌하르방 모양을 한 용기에 넣어 판매한다.


떠오르는 유채 명소, 엉덩물 계곡


중문색달해수욕장 주차장 위쪽, 켄싱턴 리조트와 씨사이드 아덴 리조트 사이에 숨어 있던 버려진 계곡은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에서 유채꽃을 심고부터 핫한 산책로가 되었다. 협곡의 사이사이와 양옆의 언덕 층층이 유채꽃이 가득 피어 있다. 계곡 전체가 꽃밭에 푹 파묻혀 있다.

유채꽃 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데는 '엉덩물 계곡'이란 흥미로운 이름도 한몫을 하였다. 옛날이야기에, 물을 마시러 왔던 짐승들이 주변의 험한 지형에 겁을 먹어 엉덩이를 들이밀어 볼일만 보고 갔다고 한다. 그래서 엉덩물 계곡이다.

제주의 다른 유채꽃 명소는 대부분 넓은 평지의 들녘에 펼쳐져 있다. 이와는 다른 풍경이다. 높낮이가 일정치 않은 계곡의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유채꽃 사이로 산책길이 나 있다. 아치형 나무다리에 올라서면 계곡을 가득 채운 유채꽃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꾸어 놓았는데도 가꾸지 않은 야생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천천히 걷는다. 바삐 움직이는 꿀벌도 보고, 느릿느릿 기어가는 실뱀도 본다. 나무 위에 앉아 지저귀는 새소리도 들으면서 쉬리의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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