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귀농 아줌마의 일기
제비꽃의 어린순을 뜯어서 데친 뒤 양념을 더하거나 장아찌로 만들 수 있다. 출처=Pinterest
농촌 마을의 산수유나무에 수액이 차오르며 새순이 돋는다. 팥알 같던 꽃눈은 흰 콩알만큼 커지고 있다. 시장에는 슬슬 봄나물이 보인다. 아직은 이른 봄이지만, 봄꽃이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나물을 채취하러 들로 산으로 나간다. 봄바람 때문이다. 겨우내 바짝 마른 빈 땅에서 초록색 싹이 돋아나듯 마음에도 바람이 분다.
개별꽃. 출처=곰태수
봄에는 들풀 또한 나물이 된다. 제비꽃, 개별꽃, 괭이밥... 어린순을 뜯어서 데친 뒤 양념을 더하거나 장아찌로 만든다. 예나 지금이나 대표적인 봄나물은 쑥이다. 초봄이야말로 쑥의 어린잎을 먹을 수 있는 적기. 비타민 A, C, 칼슘, 철분이 풍부하다.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극복하는 데는 봄나물만 한 게 없다. 이렇게 귀농 3년 차인 나는 시나브로 '시골 사람'이 되는가 보다!
하지만 먹어서는 안 되는 나물도 있다. 동의나물과 피나물, 개발나물은 이름은 ‘나물’이지만 독성이 있다. 진달래와 비슷한 철쭉도 마찬가지. 그래서 철쭉을 개꽃이라 부른다고 마을 어른들은 씩 웃으며 말한다.
동의나물에는 독성이 있다.
나물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식재료'를 대표한다. 사실 저탄소 식생활을 실천하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다. 친환경 농산물이나 지역 농수산, 과대 포장이 덜된 먹거리 등을 소비하면 된다. 소비자가 바뀌면 소비생산, 유통, 가공 등 먹거리 전 과정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박노해 시인은 “봄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라고 노래했다. 발끝에서 발견한 초록색 새순은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반가운 존재다. 어쩌면 지속 가능한 식단이란 지천에 있는 것 같다. 채식의 즐거움과 제철의 소중함을 알리는 무탄소 식품을 챙겨 먹는 것이 시작의 첫발이 아닐까.
조만간 아이와 함께 나물을 캐러 갈 것이다. 어떤 나물을 먹을 수 있고 어떤 나물은 먹어서는 안 되는지 알려주고 싶다. 그러면 아이는 신기해하며 계속 질문을 던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