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호수를 떠올린다
하루가 말갛게 정화된다
울렁거림이 많았던 하루다
이념의 울타리에서, 감정의 질곡에서, 육신의 부대낌에서
어둠과 빛의 경계를 넘나드는
놀라운 경험을 했던 날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자꾸만 몰아가는 듯한
우리네 가야 할 길을
더러는 멈추고 싶은 걸음이 작동했던 하루
복잡한 마음이 거리에 남았다
이제 내 눈에 출렁거리는 듯 보이는 그 길을
주체할 수 없는 비틀거림이 되어 흐르던 시간을
조화와 평안으로 감싸 그림으로 껴안았다
이렇게 호수를 그리며 밤을 맞았다
늦은 밤 호수는 그렇게 나에게 와서 그림이 되었다
나도 그 속에 그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