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가니
자꾸만 어눌해져 가는 스스로를 만난다
참 세밀하고 감각적이며 분명했는데
무엇이 제대로 된 것인지 멍해질 때가 있다
늘 사용하던 단어도 이게 맞은가 저게 맞은가
사전을 찾는 일들이 많아졌다
사전이 필요 없는 선명한 날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의식의 시야까지 희미해지는 듯하다
'희안하다'를 썼다가 참 희한하다 생각하고
희한하다를 썼다가 다시 사전을 찾곤 한다
언어에 대해서는 감각적으로도 참 선명했는데
눈이 비어있는 만큼 훈민정음도 흐릿해져 있다
많은 시간을 사용하다 보니
자꾸만 운무 속에 있는 듯한 자신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