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일요일 밤은 조금 부담스러운 시간이 되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럴듯하다. 한 주의 무게가 정수리쯤에서부터 밀려오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빨리 일어나야 하는 부담감, 거리에 나가 앉아야 하는 부담감,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부담감, 듣기 싫은 소리도 더러 들어야 하는 부담감 등이 밀려올 듯하다. 하지만 이들도 모두 마음의 한편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마음 다스림을 통해 이겨나갈 수 있는 일들이라 생각이 되기도 한다. 부담은 부담이고 생활은 생활이니까.
이 시간 소나기가 내린다. 소나기가 내리면 시원해야 할 것인데, 그렇지는 않다. 요즘 소나기는 눅눅함도 함께 데리고 다니는 듯하다. 온몸이 물기로 절어 있다. 물론 에어컨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멀리 하고 있다. 방 하나에만 켜고 나머진 천연적으로 산다. 소나기 소리는 요란한데, 시원한 바람은 없고 습도만 엄청 높다. 어쩌겠냐. 감내해 나가야지.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다가오고 난리에 그런 난리가 없다. 그런데도 일요일 저녁 내일에 대한 마음 때문에 음미할 겨를도 없다.
소나기는 소나기도 천둥은 또 천둥이고 내일은 월요일이고, 바람이 없어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창문에 닿는 빗소리는 제법 요란하다. 그래 모든 것이 마음이다. 잊자. 버리자. 그리고 이 시간을 즐거워 하자. 비가 무척 이도 시원하게 내린다. 이제는 비를 품은 바람도 불어오는 듯하다. 비를 머금었으면 차가운 기운도 있으리라. 시원한 한 줄기 바람을 맞으면서 일요일 밤도, 소나기도, 더위도 잊고 마음을 여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