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바른 곳에서 마지막 가는 가을을
한껏 표현하더니만 이제
서리에 녹아내리며 사라져 간다
차가운 바람이 꽃잎에 앉는다
얼음이 꽃잎에 붙기 시작한다
고운 빛깔이 무디어지고 꽃잎이 무거워진다
햇살이 머물지 않은 밤이 되어
혼자의 힘으로 버티어 내기에는
꽃잎이 너무나 연약하다
다시 햇살이 다가온다고 할 지라도
한 번 힘이 꺾인 동체에는 힘이 일어나기 쉽지 않고
이제는 떠나야 한다
차가운 바람 앞에 선 꽃잎들의 모습에
어느 전쟁 중인 공간의 난민들 모습이 보인다
본인들이 어쩔 수 없는 환경이 한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