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있으니
4.3이 그렇게 묵직하게 다가든다
오늘은 4월 3일이다
기념하는 일들과 추모하는 분위기가 섬을 휘감고 있는
오늘의 시간이다
하늘도 그 마음을 헤아리는지
짙은 구름으로 눈물을 만들고 있다
이제까지 그렇게 가깝게 느끼지 못했던
4,3의 하늘
제주에 있으니 열병처럼 지독한 아픔이 된다.
순수하고 여린 생명들이
무자비한 권력 앞에 아까운 생명을 내어놓아야 했던
한스런 기억들
제주에 있으니 그 아픔이 더욱 깊은
상처로 다가온다
어느 날 4.3 평화공원에 들렀다
공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쓰린 기억들은
인간의 일들이 아니었다
그 서러움이 재생되는 오늘 거리,
무거운 하늘 아래
내 마음도 무거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