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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Apr 14. 2024

바다가 옆에 있어도 바다가 그립다



언젠가부터 그렇게 마음에 품었던 바다를


가까이 할 수 있는 삶의 기회를 얻었다


제주에 와서 바닷가에서 살기 시작한 때부터다


제주살기는 퇴직 후 가장 놀라운 변화의 삶이다


우연한 기회에 생각을 했고


우연한 기회에 떠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를 가져, 머물게 되었다


계획이 계획대로만 되는 것이 삶이 아니 듯


계확하지 않은 것은 또한 삶이 안 된다


계획과 기회가 교차 되어야 삶이란 것이


자리를 잡는다


우연은 기회를 만들고 계획은 자리를 잡아


우리들의 바닷가, 제주 삶은 시작되었다


시간은 넉넉하게 흘러갔다


바다는 눈을 뜨면 지근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해 뜨는 광경, 해 지는 광경


비행기가 뜨는 모습, 비행기가 내리는 모습


그렇게 눈에 담으면서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 바다를 옆에 두었고


숱한 시간도 흘렀다


비가 올 때도, 눈이 내릴 때도


햇살이 빛날 때도, 바람이 많이 불 때도


바다는 그렇게 옆에 있었다


이제는 어디에 있든 바다가 손에 잡힐 듯하다


허나 눈앞에 바다가 사라질 것이기라도 한 듯


아직도 어디에 있든 바다가 그립다


숙명처럼 다가오는 바닷가의 흔적


그것은 내 삶의 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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