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 올 것 같지는 않은데
하늘은 많이 내려와 있다
뭔가 마음이 무거워지게 하는 날씨다
뭐를 해도 결과가 넉넉하지 않을 듯하고
뭐를 생각해도 잘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일기다
이런 날은 산이나 바다를 찾아
그냥 멍 때리기를 하는 게 좋을 듯한데
우리의 삶이 그렇게는 안 된다
이런 날도 움직여야 하고
뭔가를 찾아 달려야 하고
뭔가를 만지기 위해 마음을 써야 한다
오늘도 거리에 나서야 한다
내 경우엔 그렇지 않아도 되는 자유인이지만
같이 세상을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몸을 움직여야 한다
비가 오지는 않을 것 같은 묵직한 기운이 감도는 날
몸은 무겁지만 걸음을 움직여 본다
몸이라는 것은 움직이다 보면 또
경쾌해지는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사람의 기분이 더러는 의지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 노력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리라
무거운 기분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내 손을 이끌어 꽃들을 만지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