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말이 내 삶에는 작당한 말이 되고 있다
시간이 많다는 것은
내 삶의 모든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뜻일 게다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지금의 생활이다
섬에 있거나 뭍에 가거나
올레길을 걷거나, 오름에 오르거나, 바다를 보면서 물멍을 하거나
텃밭을 가꾸거나, 타인의 생각을 활자를 만나거나, 언어를 친구 삼거나
시간의 자유를 누릴 수가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 그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내 삶의 흐르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뜻일 게다
아침이다 싶으면 저녁이고, 밤이다 싶으면 다시 아침이다
그런 시간들이 굴비 엮인 듯 계산이 된다
머리도 이젠 별로 좋지 않은데 계산은 너무 잘 된다
계산은 답이 나온다
시냇물에서 띄운 종이배가 강울을 거쳐 바다에 이른다
우리는 강물에 살고 있다
강물은 어찌 그렇게 유속이 빠른지
종이배는 흔들릴 시간도 없이 흐른다
시간은 많고 시간은 없다
오늘 나는 찬란히 떠오르는 해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