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성진 Oct 02. 2024

시월이 또 왔다


시월이 또 왔다

하루가 서늘한 바람과 함께 지니 간다

한 해가 끝이 보이는 듯하다

그리 그렇게 시간이라는 것이 흐르고

어릴 적에는 내 생에 올까 생각했던

꿈속의 세상이 꿈이 아니게 내 곁에 와있다

시월은 또 그것을 확신시켜 분다

바람은 서늘하게 분다

삶이라는 게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자꾸만 옆에서 쌓여 간다

하루하루를 기억에서 지우는 시간들이 많아져 간다

주어지는 대로 그냥 걸어가는 것이 좋다는

계산 아닌 계산이 내 삶에 스며든다

그리 똑똑하지 않은 시간들로

바람에 맡겨진 나를 보면서

시월을 또 만났다

구름 하나가 하트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 시월의 하루를 보내고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어둠이 온통 세상을 덮고 있다

많은 지혜로운 생각들이 스며들어 

가위눌린 듯 스스로를 놀라게 한다

시월이  또 오고 하루가 흘렀다

바람은 내 안에서 더욱 서늘하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 용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