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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진 Oct 17. 2024

새벽에 깨어 있다


새벽에 깨어 있다


낮이 여러 일들로 골몰하게 하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도가 가중되고 그것은 하루를 일찍 끝내게 한 듯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의 일정한 자는 시간은 나를 일으키고


새벽 2시, 그 시간 깨어 있다


사위가 조용하다


제주의 가장 번화가의 한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 도로도 조용하고


가로등을 비롯한 여러 불빛만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다


이제 시나브로 햇빛이 다가들면


스러져갈 인공의 빛들이지만 그래도 밤을 


지키기엔 충분한 듯하다


그 빛에 의지해 상념과 이미지를 쫓고 있는 새벽 시간


스스로의 노래에 화답하고 있다


언어가 생각을 다듬지 못해도


흐르는 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 족하다


숱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날아오르고, 희미해지고, 사라져 간다. 하지만 그들은


이 시간 내 의식에 머물지 않는다


그래도 난 이 시간이 좋다


새벽에 깨어 있다


의미를 담지 못하는 언어는


내 몸짓 앞에 놓여 새벽을 같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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