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 반공일이었던 시절
그것이 인간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불변의 사항처럼 여기며 살았던
놀라운 기억이 불현듯 떠오른다
북쪽의 사람들이 종교처럼 인식하는
절대권력의 강건함을 보면서
세상 참 요란하다는 생각을 한다
시나브로 어둠이 내려 사위가 적막 가운데 있고
그 어둠 사이로 비가 내리는 가로등
그 불빛이 오늘 놀라운 세상을 만든다
비 맞은 불빛이 따뜻하다
어둠 내린 지면이 포근하다
창문에 비친 시간들이 사랑을 속삭인다
그것이 내 마음의 빛깔이리라
그것이 삶이라는 걸음이었으리라
세상의 절대들이 사라지는 곳
진정한 자유가 있으리라 생각이 되는
한 주의 공일이 자나 가는 시간이다
가능하면 타인에 의해 내 걸음이 붙들리는
경우가 없었으면 기원하고
우린 어느 곳에서든 자신을 붙들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