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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음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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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버린 새벽 4시, 몸과 마음이 갈 곳을 잃는다. 책을 읽기도 그렇고 화면과 친구 하기도 그렇다. 그냥 멍하니 있기도 뭐하고 생각에 잠기는 것은 더욱 피곤하게 한다. 다시 잠을 자려고 누워도 의식이 말짱해진다. 심신을 가누기가 어렵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이 의식을 더욱 힘들게 한다. 심신을 쉬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재가 어려운 미래를 끌고 와 피곤을 가중시킨다. 오늘 차를 몰고 먼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은 숙면을 취하도록 자신을 내몬다. 미래의 시간을 앞에 둔 몸과 이미 말짱해진 의식이 서로에게 갈증이 된다.


새벽에 일어나 있는 일이 좋은 일만은 아닌 듯하다. 세인들의 일상을 따라가는 것이 더욱 넉넉한 삶이라 여겨지는데, 그렇지 못한 자신과 함께하는 일은 아픔이 된다. 밤엔 자야 하고 아침엔 일어나야 하고 낮에는 생업에 종사해야 한다. 그런 일상이 이 세상에 온 자들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면 뭐가 고장 나도 고장 날 듯. 깨어있는 이 새벽이 편치만은 않다. 다시 잠자리에 들어본다. 꿈이라도 꾸면 좋지 않을까? 눈은 감겨 있는데, 의식은 날개를 단다. 그 의식의 끝자락에서 새롭게 몽롱해지는 자신을 만난다. 그 몽롱함이 좀 지속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새벽 4시, 내 의식이 말짱함과 몽롱함 속에서 춤을 춘다.


모든 일은 스스로에게서 비롯하는 듯하다. 찾음이라는 언어가 오늘따라 가슴에 서늘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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