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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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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영향을 받는 하루

계획은 많은데 움직임이 가능할 것인지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

하루를 맞이한다

바다에 뜨는 해가 보고 싶은데

그 시간 예보는 구름이 가득하다

오름에 오르고 싶은데,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날씨가 변수다

비가 오는데 오름으로 향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제주에 살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바다를 볼 수 있는 둘레길

그 일이 넉넉해질 때 다가온 것이 곶자왈

이제는 인위적으로 명소라는 이름 붙은 곳들은 거의

파노라마로 다가올 수 있게 되었고

수백 개가 된다고 하는 오름이

마음에 와닿고 있는데

오늘은 그중에 몇 개를 나눠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토요일, 비요일이 되려고 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본다

하늘은 우리들에게 곁을 잘 내어주지 않는다

바닷가에 가서 바다에 비친 떠오르는 해의 형상을 담아보려 하는데

그것이 거부당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바닷가에 서볼 것인지

마음이 다독거려지지 않는다

날씨에 영향을 받는 하루

머리에서 가슴으로 계획이 엉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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