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가정의 달 연휴의 마지막 날
풀잎에 안긴 물방울의 빛남처럼
하루가 상큼하게 시작된다
비로인해 지장을 받는 일터가 아니라면
싱그러운 오월의 냄새를
어느 곳에서든 맡을 수 있으리라
장미가 얼굴을 내어 밀고
아카시아 향기가 누리에 가득하다
그 향기만큼이나 우리들의 마음도
거리를 질주하는 일벌들의 움직임처럼
분주할 듯하다
흙냄새를 맡는 것도 좋다
풀잎들에 안긴 물방울을 만지는 것도 좋다
풀잎과 나무들 사이에 고갤 내민
고사리의 연한 자태를 느끼는 것도 좋다
비 오는 제주에서 오월 연휴의 마지막 날
바닷가에 서서 바다에 눈길을 주는
슬기로운, 여유의 한 때를 가지는 일은 또 어떨까
일을 놓아버린 오월 연휴의 마지막 날
푸근한 마음이 되어
이슬 닮은 꽃들을 기억하며
세상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