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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연휴의 마지막 날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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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가정의 달 연휴의 마지막 날


풀잎에 안긴 물방울의 빛남처럼


하루가 상큼하게 시작된다


비로인해 지장을 받는 일터가 아니라면


싱그러운 오월의 냄새를


어느 곳에서든 맡을 수 있으리라


장미가 얼굴을 내어 밀고


아카시아 향기가 누리에 가득하다


그 향기만큼이나 우리들의 마음도


거리를 질주하는 일벌들의 움직임처럼


분주할 듯하다


흙냄새를 맡는 것도 좋다


풀잎들에 안긴 물방울을 만지는 것도 좋다


풀잎과 나무들 사이에 고갤 내민


고사리의 연한 자태를 느끼는 것도 좋다


비 오는 제주에서 오월 연휴의 마지막 날


바닷가에 서서 바다에 눈길을 주는


슬기로운, 여유의 한 때를 가지는 일은 또 어떨까


일을 놓아버린 오월 연휴의 마지막 날


푸근한 마음이 되어


이슬 닮은 꽃들을 기억하며


세상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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