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는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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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시간 생각이 많다


행동 반경이 좁아지는 만큼


반비례하는 사고의 확장성


미지의 공간을 날고 있다


고기들이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오르다


햇살에 속살을 노출 하는 것 같이


생각이 무한의 세계를 방황하다가


아득히 추락하는 날개를 본다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는 걸음이


문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다


일상의 일들은 조금 미뤄두었다가


기분이 걸음이 될 때 하면 될지라


창문을 열고 빗줄기를 바라보며


마당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음 하나를 내려놓고 있다


비 오는 시간 노래가 생겨난다


리듬과 언어의 조율로


내 오늘 하루도 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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