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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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이나 젊을 때는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밤을 새워 읽었던 적이 있다. 체력이 그렇게 하고도 버티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겨진다. 요즘은 그렇게 하면 삶이 안 된다. 어느 정도는 잠을 자줘야 생활이 된다. 어제도 자정을 바라보면서 책을 보다가 잠에 취해 쓰러졌다. 그리고 이 시간 이렇게 어둠을 바라보고 있다.

밤을 새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확실히 체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살아오면서 뭔가 해도 육체적으론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스스로 느끼는 것이 많다. 그러면 또 그렇게 자신을 가꾸어 가야 한다.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을 다스려 가는 일이야말로 우리 삶을 넉넉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래서 책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가 많다. 책은 밤에 쥐면 그 속에 몰입해 읽을 수가 있는데, 밝은 날은 그것이 잘 안 된다. 밝음은 열정적인 일을 요구하기 때문인 듯하다. 어제 저녁에 읽고 싶어 내어 둔 책이 이 새벽에 잘 잡히질 않고 있음을 보면서 스스로의 책과 시간 관계를 음미해 본다. 책은 확실히 시간이 자유로운 밤에 읽는 것이 좋았다는 기억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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