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제주의 3多라고 했던가
요즘 바람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제주에 들어와 산 지도 어느덧 2년
매시간 바람을 느끼며 산 듯하다
제주의 집과 밭에는 방풍림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키재기를 하면서 솟아 있다
아마 옛날에는 돌담으로 그 역할을 한 듯한데
요즘은 삶의 지혜가 나무를 심게 했는지
곳곳에 나무들이 많다
지금 난 창문을 통해 그 나무들을 보고 있다
집의 수 배에 달하는 키를 자랑하는 나무가
창문을 고요하게 하고 있다
나무는 떨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수시로 운동을 한다
우리는 그 운동으로 바람을 알 수 있다
정말 나뭇가지가 많이 흔들린다
잠시도 그냥 있지를 못 한다
오늘도 그 바람을 지켜보면서
제주의 지난한 역사를 떠올린다
그렇게 견디며, 가꾸며, 웃음으로 치환하며
넉넉함을 베푼 서늘한 바람의 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