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도 아가의 몸짓처럼 잔망스러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겨울 아침 시간
서두를 것 전혀 없는 내 걸음에 와닿는 다수의 낯선 사람들은
내 사고의 범주 너머에 닿아 있을 듯한 숱한 기억들을 매만지며
어디로 흐르는지 분주한 눈빛으로 세상을 걷는다
분주하든, 느긋하든, 빠르든, 천천히든 모두가 이르는 곳은
수평선 너머의 그 불투명한 지점이련만
지금은 그러한 내음도 간과되는 그들의 세상이리라
내 결음에는 투명한 세상이 더러 보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세상이, 많은 그리움들이 쌓여
이제는 희망이 지식이 되고, 소망이 지혜가 되는 시간들이
내 곁에 존재하는 사실을 인지한다
그리 애달파 할 것도, 그리 안타까워할 것도, 그리 호기로울 것도
필요가 없을 듯한 세상의 시간을 만나면서
작고 단단한 겨울 햇살에 반추되어 서늘한 자화상을 만들고
그들의 세상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빛바랜 옷차림으로
깊은 호수에 닿아 있는 겨울의 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