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을 살고 나니 오래 산 듯한
심신 가득히 밀려오는 구성진 가락
그 노래를 듣고 있다 보니 솟아오르는
뭉게구름 닮은 시간의 그림자
추억은 모두가 싱그러운 걸음이 되고
다가올 걸음은 안개를 어깨에 지고
빠르게 흐르고 빨리 머문다
주어지는 것들에 감사하며 보내는 나날들
퇴직이라는 이름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넉넉함
자신에게 너무 너그러워지지 말자고
항상 나무를 찾고 달리고, 웃으며
동네 어구에 서있는 나무같이 있자고
자주 고갤 숙이고, 하늘을 보면서
가슴에 여린 숨이라도 늘 일깨우고
버리고, 나누고, 자유로워지고
그렇게 가다 보면 자연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일의 자리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라
세월의 도움을 받아 벗어나
연륜을 만나고 소박함을 머리에 이고
강가에 서고, 숲에 머물고, 바닷가를 만나며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사소한 것들도 고마움으로 받고
심신에 다가오는 낮음도 순응하며
오늘 나를 보는 것이 고운 삶이 아니랴
하늘에 뜬 낮달이 이런 나에게
자신의 빛으로 기꺼워하며 웃는 듯
내 노래에 풍성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