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을 본다

by 이성진



20260213_112134.jpg?type=w1


20251216_144418.jpg?type=w1



화면으로 본 지중해의 풍광을


내 것인 양 품는다는 것이 이상하다


숱하게 들어도 한번 본 것보다 못하다는


사실이 공식이 되는 세상인데


우린 책 속에서 만난 것들을


그림과 언어로 만난 것들을


절대적인 가치인 양 가슴에 안는다


시간 안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음을


우린 감각하지 않는다


제주의 푸른 바다 앞에 선다


바람이 불고 포말이 하얗게 부서진다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다 보니


이젠 바람이 건너간 길이 보인다


포말과 같이 쓰러져간 핏줄이 보인다


4.3의 흔적이 스민 그 바닷가


곤월동의 매끈거리는 돌들이 여린 핏줄로 다가오고


별도봉 언저리에 녹아든


허허로운 웃음이 동굴로 화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광들이


내가 가질 것인 아닌데


그냥 가만히 두는 꿈을 꾼다


수평선처럼 평행의 의미로 찾아간다


타인의 아픈 가슴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





작가의 이전글비가 내리는데